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및 지방선거구제개편 심사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안을 놓고 여야가 협치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4일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만큼 여야 합의 시한은 단 하루가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필요성을 공감했던 만큼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여야 협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존 3인 선거구제 제도만 하더라도 충분히 소수정당이 도전 가능한 제도 아닌가 생각한다. 5인 선거구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데 대해선 (정의당과)이견이 있는 것 같다”며 “5인 선거구가 되면 지역에 따라 기초의원 선거구가 너무 넓어서 사실상 정치신인이 도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든지, 관리에 큰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들어서 기초의원이 활동할 수 없는 폐해가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반대하고 있다. 대신 광역의원 정수 조정, 격리자 투표 문제,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기초의원 선거구를 소선구제로 되돌리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 대표는 이 대표에게 “예비 여당인 국민의힘이 좀 더 주도성을 가지고 다당제 연합정치와 다원적 민주주의를 지방에서부터 실현될 수 있도록 3~5인 중대선거구제와 선거구 쪼개기 금지에 대한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을 향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반대에 그치지 않고 소선거구제로 돌아가자고 어깃장을 놓는 한편, 텃밭인 지역에서 광역의원 수를 늘려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행 ‘2명 이상 4명 이하’인 기초의원 정수를 최소 3인으로 하고, 4인 이상 선거구 쪼개기 규정을 삭제하자는 안을 야당에 제안했다. 대선 당시 국민들에게 약속한 기득권 양당의 독점 체제를 깨고 다당제 실현의 의지를 취지를 담았다. 현재 4인 이상 선거구의 경우 2인 선거구로 쪼개기가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2인 선거구로 운영되면서 다당제를 가로막는 병폐로 지적돼 왔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공직선거법·지방선거구제 개편 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머리를 맞댔으나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열리는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으나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지연되면서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과 광역의원 정수 조정, 코로나 확진·격리자 투표 시간 등에 대한 논의까지 밀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24일 전까지 여야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마 국민들의 뜻을 받들 회의 진행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이 이렇게 불통이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어 단독처리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 시민사회노동단체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정치제도 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이 높은 가운데 윤 당선인도 지난달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개헌 문제보다 중요한 게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밝힌 만큼 국민통합 차원에서 협치의 입장을 재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정부가 국정운영에 있어 가장 중심에 둬야 할 과제로 전체 응답자의 26.5%가 '국민통합'을 꼽았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양당제는 극단적인 대결정치로 귀결되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3인 이상 선거구로 바꾸는 것은 국민통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국민의힘은 유보적인 것 같다. 윤 당선인이 선도적으로 입장을 밝혀주면 큰 전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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