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위기극복 공약인 5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의 경우 세출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현금 지원, 대출 연장 등 방식을 놓고도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인수위는 21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경제적 관점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에 대한 해법도 찾아야 한다”며 “손실액 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상 방안으로 대출 연장, 세금 감면, 현금 지원 등에 대해 어떤 방식이나 믹스로 접근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폐해진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50조원의 재정을 확보해 온전한 보상을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50조원의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추경이 필수적이다. 윤 당선인은 그간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통과된 1차 추경액 17조원을 제외하면 50조원이 아닌 33조원이 필요한 만큼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50조원 추경은 이미 16조9000억을 풀었다. 1000만원 준다고 할 때도 새로 주는 게 아니라 기존 400만원에 600만원을 더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금액만큼 세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며 “불가피할 경우엔 모르겠지만 (현재는)세출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올해 본예산 중 한국판 뉴딜사업비를 대폭 삭감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제1당인 민주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진다. 만약 인수위가 50조원 재원을 온전히 추경으로 모두 편성한다면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국가 채무는 기존 1075조7000억원에서 더 불어난다. 특히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 속 경기불황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박은 더욱 커진 상태다.
안철수 위원장 역시 지난 17일 거시·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경제1분과 위원들과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상공인 피해보상에 대한 얘기도 나눴는데, 많은 돈이 갑자기 풀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문제를 어떻게 하면 방지할 것인가 심층적으로 논의했다”고 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시 대선 후보시절인 2월 소상공인 영업제한 피해 현장인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을 찾아 자영업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보상 방안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안 위원장이 “대출 연장, 세금 감면, 현금 지원 등에 대해 어떤 방식이나 믹스로 접근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인수위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생계민심만 애가 타고 있다. 공약 당시 온전한 손실보상, 24시간 영업을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 송파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이 말 한마디 해주면 지금 힘들더라도 ‘그래도 해준다고 하니 기다려보자’라는 희망을 갖는데, 지금 매일 용산으로 이전하느냐 안 하느냐, 현장답사 나간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박모씨 역시 “가장 시급한 건 민생이라고 말하면서 자영업자를 지원할 구체적 방안을 신속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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