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공사를 중단한다고 하면 해달라고 재촉하는 게 조합이지 중단으로 인한 손해는 조합에서 책임진대요?"
2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건설 현장 내 견본주택에서 만난 한 조합원이 한 말이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갈등이 격화되며 공사 중단까지 예고된 이유는 공사비 증액 관련 계약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2020년 6월 기존 공사비 2조6000억원에서 5200억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조합 측은 이전 집행부가 해임 전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된 이후 다시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바뀌어도 공사계약은 유지되지만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은 공사 계약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공사업단은 지속적으로 공사 중단을 예고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둔촌주공 조합은 다음달 16일 총회를 통해 공사비 변경(증액)에 대한 의결 취소, 공사비 계약 취소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계약으로 법적 효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이 이미 통과된 금액 증액이 포함된 설계변경건 계약을 부정하고 있다"며 "조합 내부의 문제에 따라 철거를 포함해 약 3년 동안 1원 한푼 받지 못했고 약 1조68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외상공사를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아파트 현장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둔촌주공은 2020년 2월 착공돼 2023년 8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이미 공사 기간이 많이 연장된 상황이다. 다음달 공사가 중단될 경우 추가적인 공사 기간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2020년 2월 실착공을 했는데 건축구조도면을 받은 것은 2021년 4월로 1년 2개월 동안 쪽도면을 받아서 근근히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며 "조합이 정상적인 사업추진의 업무보다는 고급화를 명분으로 일방적인 설계변경, 마감재 변경에만 몰두함에 따라 이미 발생된 공사기간 지연에 더해 추가적인 공정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공사 지연에 따른 보상도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오는 7월이면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과 약 1조2000억원의 조합원 이주비 대출이 만기가 도래한다"며 "이에 따른 조합원분들의 추가 이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19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기 지연과 공사 중단 사유를 설명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지난 14일 강동구청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공사 중단을 예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지난달 11일 계약이행 독촉 및 공사중단 최고(1차) 내용증명을 발송한 이후 60일이 경과하는 4월 15일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시공사업단이 공사 중단까지 예고하며 해당 단지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시공사업단이 지난 1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설명회장에는2일 동안 200여세대, 총 400여명의 조합원이 방문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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