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 5년째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번 달부터 두 달간 휴업을 결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손님이 늘지 않아서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도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술자리를 기피하면서 매출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A씨는 가게 문을 걸어 잠갔다. A씨는 한동안 호프집 매출이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다른 업종에 대한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 호프집 매장을 여러개 운영하는 B씨는 거리두기 완화에 반색하며 기대를 했다. 오미크론 유행 이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됐을 때 호프집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손님이 몰렸다. 1차에서 그치던 손님들이 2차를 위해 호프집으로 향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오후 10시건, 오후 11시건 소용없었다. 오후 11시까지 한 팀도 들어오지 않아 일 매출이 0원인 매장도 생겨났다. 확진자 증가가 문제였다. 격리자가 늘고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거리두기 완화 영향을 체감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1월 14일 서울 건국대학교 인근 술집에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붙여놓은 듯한 영업시간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지침 완화로 지난 5일부터 식당·카페 등 12종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10시에서 11시로 1시간 연장됐다. 하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체로 영업시간 연장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늦은 시간에 주로 영업을 하며 주류를 판매하는 호프집,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은 보통의 경우 영업제한 시간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업시간 제한에 따라 가장 크게 변화를 느끼고 피해를 입은 업종도 이들 업종이다. 하지만 이번 거리두기 완화는 무용지물이었다. 손님이 느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유행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제한이 1시간씩 연장되는 시점마다 호프집을 방문했다는 강아무개씨(여·29)는 “방역패스 중단으로 편하게 호프집에 들어간 것 말고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며 “오후 11시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도 손님 수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프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같은 반응이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0만명, 20만명이 넘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회장은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오미크론 이전에는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나 오후 10시만 돼도 고객 수에 변화가 있었다”며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씩 나오면서부터는 국민들 스스로가 (매장에) 나오지 않는다. 영업을 오후 11시까지 해도 오미크론 유행 이전 오후 9시 제한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 패턴이 바뀐 것도 한몫하는 분위기다. 예전보다 귀가시간이 앞당겨졌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집 안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 쪽으로 생활 패턴이 변화했다.
자영업자들의 국민들의 생활 패턴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도 굳이 영업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밀접접촉자 기준 등이 변화했는데 자영업에 대한 규제만 여전히 예전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호프연합회 회원들 중에 영업시간 11시로 늘어났음에도 하루에 한 팀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조금씩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없으니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야 한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생계형으로 자영업을 택한 이들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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