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연우진 “신념 지킨 한 남자 괴물 되는 과정”
“욕망 쫓는 모습 그리고 싶어…배우로서 솔직해 질 수 있겠다 생각”
“다른 배우 출연 모습 봤다면 배 아팠을 것, 이 작품 꼭 하고 싶어”
2022-02-28 00:02:02 2022-02-28 08:32:3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무려 7년을 기다렸다. 이 정도면 최소한의 칭찬 한 마디조차 그에겐 너무 모자란 찬사가 된다. 그가 7년 동안 기다린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서 그 기다림 하나 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시간만큼 그는 그 작품 속 인물로 오롯이 되살아 났다. 필모그래피를 살펴만 봐도 사실 의아함이 앞서긴 한다. 적지 않은 스크린 출연작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이 이토록 강력하게 눈과 귀를 사로 잡은 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건 지금껏 그의 작품 선구안을 탓해야 할 수도 있고, 작품과의 인연을 맺지 못해 온 보이지 않은 끈의 당김을 탓해야 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른다. 이건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또 확신했나 보다. 배우 연우진이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출연 결정을 하고 개봉을 하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단 사실 말이다. 7년의 시간은 그의 이런 확신 때문이었으리라. 이제야 눈에 들어온 가장 확실한 인연을 만났다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서 연우진이 아닌 신무광으로 존재했다. 이 영화를 보면 연우진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다.
 
배우 연우진.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연우진은 2014년 이 작품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공개는 무려 8년 뒤다. 촬영은 작년에 마무리가 됐다.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파격적이었다. 여러 배우가 초기 단계에서 출연이 거론됐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파격적 노출에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출연을 고사했다. 하지만 연우진은 달랐다. 그는 목적이 뚜렷했다.
 
“2014년 처음 제안을 받았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작품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욕심이었죠. 처음에는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이었어요. 한 인간의 파격적 사랑 표현에 목마름이 컸죠. 근데 7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작품의 깊이를 알게 됐어요.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욕망을 쫓는 그들의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배우로서 내게 솔직해 질 수도 있겠다 싶었죠.”
 
인간 군상 그리고 욕망, 그걸 쫓는 모습을 그려야 했다. 그리고 원작 자체의 높은 수위. 익히 알려져 있었고 당연히 그걸 모두 담아야 했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그 수위는 감내해야 할 지점이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그 수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물론 그게 연우진을 움츠려 들게 하진 않았다. 오히려 욕구를 더욱 자극시켰던 것 같다.
 
배우 연우진.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잘 표현하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물론 예상도 했었고, 베드신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원작 자체의 수위도 상당했기에 영화 속 표현도 감당해야 할 몫이었고요. 이런 모든 걸 전제로 본연의 본능을 쫓아가려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대사 중에 잘 먹고 잘 사는 게 인간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냐란 대사가 베드신을 소화해야 하는 제 마음과 정말 묘하게 닿았었죠.”
 
노출이 전부인 영화는 아니지만 반대로 노출 연기에 대해 언급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영화에선 제목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란 명패와 함께 노출이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채 연출이 된다. 나무 명패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노출과 함께 무광그리고 수련두 남녀의 욕망을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 그 욕망은 쾌락과 한 끗 차이로 영화 전체를 담고 수 놓는다.
 
정말 끊임없이 유혹을 당하잖아요. 그런데 웃긴 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란 명패의 글씨, 그건 대의를 위한 상징이잖아요. 대의를 위한 외침이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이 그려지죠. 그 순간이 결국 강직한 신념을 지켜온 무광을 잡아 먹는 괴물이 되는 과정을 그리잖아요. 그 괴물은 곧 두 남녀의 쾌락이고, 그 쾌락은 더 큰 쾌락을 계속 요구하고. 그 안에서 두 남녀는 인간이 아닌 짐승이 되고. 그런 과정이 그려지죠.”
 
배우 연우진.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쾌락은 쾌락을 낳고 그 끝에 두 남녀는 온전한 짐승으로 남게 된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돌변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지탱해 온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전부 때려 부순다. 서로가 경쟁을 한다. 그 경쟁을 통해 그들은 자신의 쾌락이 가장 순수한 감정, 즉 사랑이었다고 변명한다. 연우진은 어쩌면 이 영화 속 가장 핵심이 되는 장면이 그 부분일 것이다고 단언했다.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고, 그 사회를 상징하는 체제 그 자체인데 그걸 서로가 경쟁하듯 때려 부수잖아요. 그 과정이 무광과 수련의 진짜 사랑을 보여 준 행동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무광과 수련 모두 서로의 일탈과 욕망 그리고 쾌락이 가져올 후 폭풍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거짓 사랑에 대한 외침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 외침에 대한 몸부림이라고 할까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노출에 대한 얘기로 이어갔지만 이 작품의 진심과 속내를 적절히 섞어가며 연우진은 자부심을 전했다. 그는 강력한 노출과 수위로 인해 생긴 에피소드를 공개하겠다며 웃었다. 우선 베드신 촬영 당시 두 배우가 감독과 소통한 방법이 독특했다. 두 배우는 건물 2층에 자리했지만 감독은 외부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어떤 방식이었을지 궁금했다. 이어 관심과 화제의 작품이었기에 현장에 여러 감독들이 방문하기 일쑤였다고.
 
배우 연우진.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우선 저와 지안씨는 건물 2층에 있었어요. 베드신 촬영을 하고 나면 저희가 모니터링을 해야 하잖아요. 어떻게 장면이 나왔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근데 저하고 지안씨가 그걸 안 했어요. 옷은 다 벗고 있는데 감독님 계신 모니터링 장소는 건물 밖이거든요. 그걸 왔다 갔다 할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그냥 포기했죠(웃음). 그리고 한 번은 저랑 잘 아는 감독님이 주말에 현장에 오신다고 하셔서 제가 절대 오지 말라고 했어요. 저나 지안씨가 올 나체로 있는데 오시면 곤란하다고(웃음)”
 
연우진은 홀가분하면서도 한 단계 성장한 듯한 내면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을 향한 7년간의 기다림은 진심이었다. 그 진심의 원동력인 욕심 또한 진심이었다. 그는 사실 이 작품 외에 다른 작품을 선택해도 됐다. 하지만 도전을 택했다. 그것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모두가 두려워했던 그 도전을 서슴없이 선택했다. 후회 없다. 만족한단다.
 
배우 연우진.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만약에 제가 포기했고, 다른 배우가 이 작품을 했고. 그걸 제가 봤다면 정말 배가 아팠을 것 같아요. 진심이에요. 이 작품만큼은 꼭 제가 하고 싶었어요. 제가 배우가 된 이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어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 바람은 제 개인적인 목표이니 전 만족하고 또 만족해요. 제 만족을 관객 분들도 느껴주신다면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노출만 있는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보시면 아실 거에요(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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