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를 지지자들이 내부 시설을 구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 입성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동시에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내용에 따라 보수 표심이 요동칠 수도 있다.
신년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은 이달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몸을 추스르는 데 전념한다. 이후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으로 내려간다. 거처도 마련됐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 시점에 대국민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는 17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각자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앞서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생각이 좀 복잡하지 않겠느냐"며 "구형 논거문을 다 보셨다. 감정이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하다, 적폐청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에까지 오른 윤 후보를 좋게 볼 수 있겠느냐는 말이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는 '서울의소리' 이모씨와의 통화에서 "그때 우리가 좌파였잖아. 좌파의 선봉장이었잖아. 문재인(과) 윤석열. 몰라? 우리가 박근혜 최순실 특검했잖아"라며 "진짜 목숨 걸고 박근혜 수사했다"고 했다. 그만큼 '구원'이 깊다.
이는 곧 대구·경북(TK) 민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5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2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6.6%의 지지를 얻었다. 여타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20%대 중후반의 지지도를 보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TK의 강한 보수 성향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지역 정가는 이 같은 현상을 '박 전 대통령을 곤경으로 내본 윤 후보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해석했다.
조 후보 또한 기자에게 "이 후보가 불모지인 영남에서 25% 정도를 기록하는 반면 윤 후보는 65%에 발이 딱 묶여있다"며 "지금 경북 지역 유세를 다니고 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TK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빼고 중도층이나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표심은 윤 후보를 지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가 여전한 가운데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원망했지만, 오랜 기간 영어의 몸이 되면서 동정론이 커졌다는 게 지역 정가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윤 후보에게 적대적으로 비쳐질 경우 TK를 중심으로 보수 표심이 급격하게 요동칠 수도 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는 '배신자론'에 갇혀 힘 한 번 못쓴 채 패배해야 했다. 경선 기간 TK에 머물다시피 하며 배신자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보수 민심은 냉담했다. 당시 홍준표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 편이 돼 보수 궤멸에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했다"고 공격한 것도 TK 표심을 자극하기 위함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이런 가운데 윤 후보는 오는 18일 1박2일 일정으로 영남권(경북·대구·울산·경남)을 순회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방문도 일정에 포함됐다. 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구·경북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관계 회복에 애를 썼다. 과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휘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보수층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특별사면이 결정되자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초조한 사람은 윤석열 후보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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