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정부 100개 국정과제 중 하나인 '4대강 재자연화' 폐기를 들고 나왔다. 이명박정부 상징이었던 4대강 사업은 박근혜정부에서 계승했지만, 문재인정부에서 재평가를 거쳐 4대강 재자연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에 윤 후보가 4대강 재자연 사업을 폐기하겠다고 하면서 4대강 사업이 대선 쟁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지난 15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비교 분석을 위한 질의서' 답변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현 정부의 100대 과제 중 수정, 보완, 보류, 폐기할 것을 묻는 요청에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을 3대 폐기 과제로 분류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한 가계부채 위험 해소',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 역시 폐기 과제로 제시됐다.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은 인위적인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자연에 맞게 재조성하겠다는 뜻으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설정됐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2021년 기준 11개가 개방되며 일부 수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이 같은 4대강 재자연화를 폐기 과제로 분류한 이유에 대해 "4대강 재자연화는 친수(親水) 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난개발 차단 노력은 계속"이라고 답변서에 기재했다.
국민의힘 정책본부 관계자는 1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재인정부가 표방했던 것은 보를 개방을 하고 자연화시키는 것인데, 이 두 가지를 다 가져가는 건 어렵다"고 추가 설명했다. 그는 "친수 관리와 이윤 측면에서 두 가지를 같이 조화를 이뤄야 되는데, 재자연화를 하게 되면 친수 관리는 좋아지겠지만 수량 이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두 가지를 같이 조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진행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수질 오염이 극도로 심화된 상황에서 이를 다시 번복할 경우 자연 파괴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른바 '녹조라떼'의 재연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수질 악화"라며 "4대강 COD(화학적산소요구량) 수치가 옛날에는 3급수 정도가 됐는데 지금은 여름철에 6급수까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강바닥도 썩어가고 하천의 물도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녹조"라며 "마이크로시틴이라는 독성물질 농도가 높아지면서 원수(原水)의 수질이 나빠지고 동식물들이 그 물을 먹고 폐사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윤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폐지 입장에 대해 "정책을 수립할 때 정파가 다른 정부라고 해서 과제를 무조건 폐기하겠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3~4년을 연구했다"며 "전 정권인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계속했으나, 이를 재정비할 때는 공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선이 다시 '적폐청산'으로 가고 있는데 국민에게 아주 나쁜 원수를 공급하는 게 적폐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게 적폐냐. 강의 수질을 개선시키는 게 적폐냐, 그대로 유지하는 게 적폐냐"고 반문했다.
4대강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4대강 재자연화를 폐기하겠다고 하다. 다시 보를 막고 강을 녹조 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4대강 문제가 대선 토론에서 큰 주제로 다뤄졌으며 한다"고 적었다.
한편 윤 후보는 '국민주권적 개헌 및 국민참여 정치개혁'(개헌 및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극복 등 시급한 과제가 산적했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그외 과제에 대해서도 대부분 '수정'하거나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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