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석열의 무소불위 검찰공약, 문제의식조차 없었다
"후보 소신 담아 정책본부서 초안 만들고 후보가 최종 검토"
2022-02-15 17:19:31 2022-02-15 23:06:4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민영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법 공약은 윤 후보의 강한 의지와 검찰 출신 참모진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4일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검찰총장의 독립된 예산 편성권을 보장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대적 수술과 함께 검경 지휘체계 확립을 담은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라 설명했지만, 선출권력으로부터 통제받지 않겠다는 무소불위 검찰권력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군사정권을 상기시키며 검찰정권 등장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해당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설계했으며 이 과정에서 윤 후보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1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책본부에서 후보의 소신을 담아 초안을 만들었고, 후보가 최종적으로 검토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대본 내 법조인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서 두 축(후보와 선대본)의 뜻이 담긴 것"이라며 "선대본 내 사법개혁 추진단에서 해당 공약 설계를 도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며, 정책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로 두 사람 모두 검찰 출신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후보는 검찰총장이 외압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돼야 검찰이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총장에 힘이 실렸다"고 귀띔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독립성에 방점을 찍고 사법개혁 공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개혁은 온데 간데 없고, 친정인 검찰에 권한을 몰아주는 식으로 공약이 설계돼 견제와 감시,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검찰총장에 대한 주무장관의 유일한 견제수단인 수사지휘권을 박탈함으로써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위계적으로 움직이는 검찰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예산권 또한 독립적으로 검찰총장이 편성할 수 있게 하는 등 검찰총장의 권한이 비대해졌다. 여기다 기소권 독점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설립한 공수처 폐지 등도 노골적으로 언급하면 검찰의 무한질주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공약이 나올 동안 주위 참모진의 만류나 반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정책 공약을 총괄하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공약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 출신인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 정권처럼 검찰을 장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도 같은 날 라디오에서 "오히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라며 "경찰청, 관세청, 국세청도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독자적인 예산 편성을 한다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윤 후보를 둘러싼 참모진 면면을 보면 이 같은 공약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납득이 된다. 윤 후보는 특수통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냈다. 선대본을 이끄는 투톱인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비롯해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 역시 검찰 출신이다. 이외에도 일일이 이름을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검찰 출신이 윤 후보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윤 후보가 독립투사에 비유했던 한동훈 검사장 등 현재 검찰에 몸 담고 있는 측근들도 상당수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도대체 캠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캠프 주요 요직에 검찰 출신이 있어서 문제의식을 못 느껴서 저런 공약이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윤 후보 선대본에 검사 출신이 많다고 하는 문제 삼는데, 전제 자체가 검사들이 인권을 침해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못된 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검사들이 악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유진·민영빈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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