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재명·안철수 '연대' 가시화…비토의 이준석, 궁지
민주당 '안철수 모시기' 사력…국민의힘, 당대표가 나서서 비하
2022-02-09 16:19:33 2022-02-09 23:45:0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난처해졌다. 이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해 연일 깎아내리기를 통한 비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의 감정적 앙금 때문에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대포위론과 서진정책을 내놨던 '공신'에서 자칫 '역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도 이런 틈새를 파고들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9일 한 라디오에서 "이 후보도 민주당에서 비주류로 성장한 정치인이고, 안 후보도 주류세력과의 갈등이 있지 않았느냐"며 '비주류'라는 두 사람의 교집합을 강조한 뒤 "정치세력 구성에서 민주당과 같이 하는 게 다음을 도모할 수 있고 본인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후보의 오랜 측근이자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 의원의 말이기에 이 후보의 의중을 담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실화될 경우 새판짜기가 가능해진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 대표 발언을 보면, 안 후보가 스스로 후보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경우만 가능하다 얘기하고 있지 않나"라며 "안 후보가 자존심이 없는 분도 아니고,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안민석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단일화 관련해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지난 한 달 동안 일이 진행돼 왔다"며 물밑에서 모종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구상은 이 후보의 '통합정부'와 맞닿아 있다. 내각 임명제청권을 보장한 책임총리제를 고리로 안 후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정권교체 또한 상당부분 희석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이 안철수 모시기에 사력을 다하는 것과는 반대로 국민의힘에서는 당대표인 이 대표가 나서서 '안철수 때리기'에 혈안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안 후보가 선거에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비하한 뒤 안 후보의 조건 없는 후보직 사퇴와 양보를 압박했다. "제가 안 대표를 안 좋아한다는 걸 온 세상이 다 안다"고 공공연히 말했던 이 대표다. 심지어 같은 당에 몸을 담았을 적 "안 대표가 그렇게 하면 00이 된다"는 '비읍 시옷' 막말로 장계를 받기도 했다. 한때 동지 관계였지만 지금은 앙금만 남았다는 게 양측의 일치된 평가다. 이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먹금(비둘기에게 먹이 금지), 제발"이라는 조롱성 글로 안 후보를 괴롭혔다. 해당 글은 '안 후보에게 관심을 주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가 연일 안 대표를 깎아내리는 가운데 예상을 뒤집고 안 후보가 이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대선은 급격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 안 후보에게 남은 지지가 '비이재명 비윤석열' 성향의 중도층 및 2030 표인 점을 감안하면 그 표가 윤 후보를 향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진다. 동시에 반윤 연대 강화와 함께 정권교체 심리마저 급속도로 약화될 수 있다. 전선 자체가 새로 형성되는 새판짜기 돌입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사진/뉴시스
 
안 후보도 윤 후보와의 단일화 걸림돌 중 하나로 이 대표를 지목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관련 질문에 "대표(이준석)가 그렇게 반대하는데 그럴 일이 있겠나"라고 말하는가 하면, 측근들에게 이 대표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지지선언을 한 인명진 목사는 이날 이 대표가 인터뷰했던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시간차를 두고 나와 설전을 벌였다. 인 목사는 "이 대표나 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를 향해서 조롱하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한 마음으로 힘을 합치자는 진정성이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가 현재 대선 구도를 '2강2약'으로 평가절하하며 단일화 없이도 이긴다고 한 데 대해선 "그 사람은 신문도 안 보냐"고 따졌다. 인 목사는 이 대표를 향해 "10년 동안 정치 평론이나 하고 정치를 잘 모르고 작위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여서 그런 말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선 가능성이 극도로 낮아진 안 후보는 표면적으로는 완주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몸값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통합정부론을 통해 내각 임명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책임총리제를 고리로 안 후보에게 다가설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선 국정운영 경험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뿐더러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선 재도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대표가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다수와 다른 목소리를 내자, 당내에선 우려의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이용호 의원 등은 단일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는 이 대표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은 안 하지만, 이 대표를 계속 설득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후보 간 전격 담판 형식의 단일화에 동의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후보나 당 분위기가 단일화를 하자는 건데 이 대표가 자꾸 부정적인 발언을 한다면 도움이 하나도 안 된다. 발언을 자제하는 게 맞다"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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