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안철수의 '노무현 소환'…"향수 자극 전략"
이재명 봉하마을서 눈물, 윤석열 제주강정마을서 울컥, 안철수 '바보 노무현의 길'
2022-02-07 15:32:32 2022-02-07 15:32:32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야 유력후보들 모두 '노무현'을 소환하고 있다.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표심에서 득을 보겠다는 계산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아직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은 친노·친문의 결집을, 윤석열 후보는 중도로의 확장을 꾀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노무현 전쟁'에 가세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주말 1박2일 PK(부산·울산·경남) 마지막 일정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에 두 손을 올린 채 흐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사는 세상, 제가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결기였다. 참배 후에는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사람사는 세상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었고, 또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운명은 여러분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라며 "제가 여러분의 도구로써 이뤄내야 할 세상"이라고 했다. '사람사는 세상' 여섯 글자에는 노무현의 꿈이 있다.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가상의 영상이 민주당 공식채널에 게재됐다가 삭제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고인을 선거에 부적절하게 활용한다는 당 안팎의 지적과 함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아무리 급해도 선거에 금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서둘러 해당 영상을 내리고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겨야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 주말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진보진영 내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면서 목이 메인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본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서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잠시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노 전 대통령을 불러냈다. 안 후보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노무현의 꿈이었고 우리 모두의 희망인 그런 나라, 저 안철수가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외쳤고, 이념과 진영에 갇히지 않고 과학과 실용의 시대를 열고자 했다. 저 안철수가 가는 길과 같다"며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저 안철수는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한미FTA 등 진영을 넘어 국익을 위한 많은 결정을 내렸다. 이런 점에서 여야 후보들이 진영을 넘는 지지를 받기 위해 노무현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 후보는 '노무현 정서'를 언급해 진영을 공고히 하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윤 후보는 반대 진영의 표를 조금이라도 더 뺏어올 공간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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