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잦은 CEO 교체로 'CEO 무덤'으로 불리는
롯데손해보험(000400)의 수장으로 온 이은호 신임 대표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근본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 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 1974년생으로 40대 CEO 반열에 오른 이 대표는 올리버와이만 상무·AT커니 파트너·PwC컨설팅 파트너로 재직하면서 국내외 금융기관에 자문을 제공한 전략기획통이다. 2019년 12월부터는 롯데손보 기획총괄장(CFO)·장기총괄장으로 재직하며 재무건전성 향상과 장기보장성보험 확대에 나섰다.
다만 롯데손보가 3년여 동안 CEO 교체만 3번째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경영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명재 전 대표는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취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으며, 최원진 전 대표도 1년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가 사모펀드운용사(PEF)인 만큼 재매각을 위해 단기적인 실적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일궈놨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롯데손보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48.7%, 11.2% 증가했다. 전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개선세다. 3분기 204.8%로 전년 동기보다 35.4%p 올랐다. 한 때 손보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던 롯데손보가 RBC비율 20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일회성 요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진행한 사옥매각 등으로 발생한 일회성 처분이익 약 800억원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실적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끌어올린 RBC비율도 사옥매각과 롯데렌탈의 기업공개 과정에서 보유했던 지분을 처분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 적자의 주범이었던 호텔, 항공기 등 해외 대체투자 부문의 자산손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롯데손보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 바 있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며 "투자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후순위 해외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추가 손상 인식 가능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호 신임 대표이사. 사진/롯데손해보험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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