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이 한마디로 그는 국민에게 각인됐다. 박근혜정부에 찍혀 좌천됐던 그가 문재인정부 들어 다시 중용됐다. 국정농단 특검팀에 합류한 이후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고, 내친 김에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적폐청산의 선두에 선 까닭에 보수진영으로부터 원흉으로 지목됐던 그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여권과 척을 졌다. 갈등은 죽고 사느냐의 전쟁이 됐고, '정치는 생물'이란 격언을 증명하듯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변신했다.
정치 입문 4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됐지만, 정치신인의 한계도 여지없이 드러냈다. 각종 설화로 철학의 빈곤과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냈고, 이준석 대표 및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에서 확인되듯 리더십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보였다. 정치경험이 전무해 국정운영에 대한 심각한 불안을 안고 있는 데다,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은순씨의 각종 의혹 등도 가시질 않았다. 무엇보다 군사정권의 악몽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검찰정권의 등장은 두려움 그 자체다. 때문에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점(Strength) 권력에 맞선 강골 검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권력에 맞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가 최대 강점이다.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작심 발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강골검사 이미지는 뚝심과 소신, 의지 등의 정의로운 이미지를 형성했다. 윤 후보는 현 여권과 척을 진 끝에 반문(반문재인)의 상징이 됐다.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에 서면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달렸다. 정권교체 정점에 위치하면서 강한 지지 기반도 만들어졌다. 탄핵으로 와해된 보수진영을 재건할 구원투수 역할까지 맡겨졌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대세론도 그의 강점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약점(Weakness) 무능의 이미지 그리고 가족 리스크
본인을 비롯해 부인과 장모 등의 리스크는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장모 최은순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등 사법적으로도 불안하다. 이미 김씨는 허위이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윤 후보의 공정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안겼다. 정치신인이라는 점이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에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국가 지도자를 뽑는 대선에서는 지극히 약점이라는 지적도 상존한다. 평생 검사만 했던 윤 후보가 국정운영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이는 곧 상대인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유능 대 무능' 프레임에 갇힐 요인이 된다. 정책별 이해도가 낮고 논리적으로 말을 전개하지도 못한다. 이준석 대표 조언대로 갈라치기에만 주력하면서 국민통합이라는 기존 주장도 '말' 뿐으로 전락했다.
기회(Opportunity) 논란에 휘청이는 이재명, 바람막이의 안철수
기회 요인도 있다. 유력 경쟁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좀처럼 대장동 의혹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가운데 형수 욕설도 재등장했다. 여기에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최근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건희씨 못지않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존재도 역으로 윤 후보에게는 기회다. 안 후보가 단일화 대신 완주를 택하면서 윤 후보의 이탈표가 이 후보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재확산으로 정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것도 윤 후보에게는 기회다.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거세질수록 윤 후보에게는 유리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위협(Threat) 박근혜 그리고 얕은 당내 뿌리
윤 후보에게 위기는 다름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윤 후보에 대한 원망 섞인 발언을 내놓을 경우 보수 표심은 요동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있어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 일선에 서서 자신에게 중형을 구형했던 구원이 있다. 국정농단 사건을 진두지휘했고 적폐청산을 주도했다. 그런 사람이 보수후보가 됐다는 건 박 전 대통령에게조차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로 다가올 수 있다. 정치신인인 관계로 얕은 당내 뿌리는 반복되는 갈등을 낳는 밑바탕이 됐다. 이 같은 갈등은 언제든 재연할 수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이는 위기의 근원일 수 있다. '핵관'(핵심관계자)에 둘러싸이거나, 이들의 논공행상은 윤 후보를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핵관에 들지 못한 다른 이들의 소외감도 윤 후보를 괴롭힐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강골검사 이미지는 국민들이 의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며 "문재인정권에 대항했다는 점에서도 반문 지지를 결집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점을 평가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족 리스크가 있다는 점과 정치적 밑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라고 했다. 또 "정권교체론이 높아지면서 윤 후보가 득점할 수 있는 기회로 긍정 작용할 수 있는 반면, 리스크 관리나 대처가 미흡한 점은 위기로 볼 수 있다"며 "윤 후보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를 잘 관리하는 게 대선 30일을 앞둔 과제"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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