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양자 정책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간 양자토론을 기점으로 두 후보의 연대설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김 후보 측은 표면적으로 연대 또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양자토론으로 서로의 정책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손을 잡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 후보의 토론 제안을 이 후보가 즉각 수용한 것도 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됐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어제 김 후보와 토론에서 품격 있는 토론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대표 분석처럼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지난 2일 CBS ‘한판승부’ 주최로 열린 ‘김동연-이재명 대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일부 정책에 대해 이견을 보이긴 했지만 대체로 서로의 정책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특히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의견을 경청하려는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토론 중간중간 김 후보를 치켜세우면서 구애와 존중의 시그널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경제 분야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김 후보를 향해 “너무 반갑다. 뵙고 싶었다”며 “경제나 재정에 관한 한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라는 것을 저도 인정한다. 국민께서도 인정하신다”고 했다. 또 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된 계기가 있다. 김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이다. 새로운 길을 찾는 게 리더인데 김 후보는 선진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특히 이 후보는 “국가가 대대적 투자와 역할을 통해 조금만 스타트해 주면 반 발짝 앞서간다. 그러면 (김동연) 후보님 말씀하는 것처럼 추격자에서 추월자, 제 표현으로는 선도적 입장이 될 수 있다. 그런 사회로 갔으면 좀 좋겠다. 우리 후보님(김동연)도 함께”라고 언급,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양자 정책토론회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김 후보는 이 후보와의 연대 또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자토론 직후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책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것이 아니라고 전제를 하고 제가 토론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 후보에게 자신의 공약인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를 3일 4자토론에서 제안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정책 공약에서 이 후보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김 후보의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 제안에 대해 적극적인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내일 4자 토론회에서 얘기하시라”며 “대신 저작권은 저에게 있는 걸 밝혀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김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까닭은 연립정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통령 권력독점 제도 아래에서는 연립정부가 어려운 탓에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를 국회 추천을 통해 임명하고, 총리를 통해 통합내각을 꾸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고리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후보까지 묶어 대선을 양자대결로 만드는 것이 구상의 최종 목표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송 대표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뉴스 TV’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제 하에서 결선투표도 없는 마당에 어떻게 연립정부가 가능할 건가. 그 고리가 책임총리제”라며 “실질적 책임총리가 되려면 국회 추천을 받아 임명하고, 그 총리가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책임총리제는 심상정 후보도 요청했을 것”이라면서 “김동연, 안철수 후보도 동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양자토론에서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양자토론을) 계기로 해서 서로 가슴을 열고 뭔가 같이 해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된 것 같다”면서 “젊은 사람들 말로 서로 ‘케미가 맞을 수도 있겠구나’ 이런 느낌을 많이 줬기 때문에 (연대) 가능성을 상당히 높였다”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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