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호남 득표율 20% 달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한 대선 목표치다. 이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서진정책을 펴며 호남 표심 확보에 공을 들였다. 젠더 이슈를 재부각시키며 '이대남'(20대 남성) 획득에 성공한 이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대선 대전략 '세대포위론'에 한발짝 다가섰다. 앞선 전략이 세대별 공략법이었다면, 지역별 전략은 불모지와도 같던 호남에서의 지지기반 구축이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무궁화호 4량을 빌린 '윤석열차'를 타고 이번 주말 호남을 찾는다. 광주 등 호남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를 방문해 낙후 지역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예 호남 상주에 돌입했다. 설 당일이었던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을 오른 지 이틀 만에 호남을 다시 찾은 이 대표는 이날부터 4일까지 전남 신안을 시작으로 완도·장흥·고흥 등지를 방문한다. 신안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호남 일정에 동행한 고흥 출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호남의 젊은층, 특히 2030세대의 반응이 굉장히 뜨겁고 분위기가 좋다"고 현장 민심을 전했다. 김 실장은 "전남 섬 지역은 호남에서도 소외 받는 곳으로, 민주당의 안방이라고 하는 호남 내에서도 잘 돌보지 않는 지역"이라며 "그 지역의 애로사항과 숙원 사업을 잘 듣고 해결하려는 정성이 호남인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고 자평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도 우호적이다. 이날 발표된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는 호남에서 18.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일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호남에서 23.1%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 측은 호남 지지율이 적게는 10% 초중반, 많게는 20%대가 나오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거둔 득표율 10.5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역대 보수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호남=민주당'이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 명절 민심을 청취한 결과에서도 이런 기류는 감지됐다. 호남 민심은 여전히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이 강했지만, 최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윤석열 호남 득표 20%' 목표가 마냥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KBS광주총국·한국리서치의 광주지역 조사에서도 20대 18.1%가 윤 후보를 지지하는 등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이 같은 배경엔 이준석 대표의 꾀돌이 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후보가 호남 230만 가구에 손글씨로 작성한 편지를 발송하는 감성적 전술도 이 대표 머리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신안군 청년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 주민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어줄 것"이라며 "230만장 호남 손편지 노력의 진정성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또 "호남에서 20% 이상 득표율을 말하는 이유가, 정당이 (20% 득표율을)갖게 되면 지역에서 기초의원을 당선시킬 수 있다"면서 호남 정치 발전 기여를 약속했다.
이 대표는 앞서 한 라디오에서도 "호남에서 확실히 변화를 모색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때부터 기울인 호남에 대한 노력을 많이 알고 계셨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여권에서 여론조사에 응답하자는 운동을 했음에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은 것을 보면 윤 후보가 상당한 우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진영에 얽매이지 않은 2030세대의 성향을 미뤄보면 호남의 선택 기준이었던 지역, 이념을 초월해 지지율 20%라는 꿈의 득표율도 가능할 수 있다"며 "공정과 상식에 맞는 국정운영 비전과 호남민들이 원하는 지역 공약을 현실화하는 구체적 대책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