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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김건희 녹취록 대 이재명 녹취록…윤석열 웃는다
국민의힘 맞불 작전에 이재명만 폭탄…오열로 해명
노웅래 "윤석열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동돼 황당"
2022-01-25 15:54:18 2022-01-25 23:10:1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대하는 국민의힘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당초 걱정했던 것보다 여론 파장이 적은 데다, 반대급부로 꺼낸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이 오히려 민심 이반을 몰고 오면서다. 일각에서는 김씨를 공신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7시간 통화 방송 예고 당시만 해도 초긴장 상태였다. 김씨가 무슨 말을 늘어놨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혹시나 있을 '폭탄' 발언을 경계하는 등 긴장감이 역력했다. 가뜩이나 김씨에 대한 괴소문이 난무하고 이에 김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대중의 궁금증만 커진 상황이었다. 김씨 녹취록을 보도하려는 MBC를 항의방문하고 방송금지가처분을 제기하는 등 공개를 막는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실제 녹취록이 공개되자, 별다른 내용이 없는 데다 여론에 미치는 영향도 미비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오히려 형평성 차원에서 제시했던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이 여론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간 김씨 녹취록을 공개할 거면 공정보도 차원에서 이 후보의 가족 욕설도 보도해야 한다며 MBC 등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역풍에 대한 우려가 크질 않았다. 경기도지사 선거와 대선 경선 등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던 해묵은 논란으로 인식했다. 이 후보가 이에 대해 수차례 사과를 하는 등 더 이상의 파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녹취록이 재등장하자 파장이 일었다. 미처 녹취록을 듣지 못했던 이들이 해당 내용을 알게 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인식을 달리 했고, 욕설을 알았던 이들은 그 수위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둘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 성남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민심 반응이 심상치 않자 이 후보는 해명과 사과에 나섰고, 급기야 24일 자신이 자란 성남에서 즉석연설을 하는 도중 오열을 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제 어머님도 떠나셨고, 형님도 떠나셨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과거형인 줄 알았던 일이 현재형이 되어 버린 것이다. 
 
민주당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김씨 녹취록 공개 후 지지율 영향에 대해 "윤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동돼서 황당하다"고 했다. 노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며 "윤 후보의 20~30대 청년들 지지율 상승에 거꾸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 녹취록이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이 후보 욕설이 재부각된 것에 대한 황당함이었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이날 공표한 2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녹취록이 김씨의 녹취록보다 대선 표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6.1%가 이 후보의 녹취록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반면, 김씨 녹취록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37.0%에 그쳤다. 특히 중도층에서 이 후보의 녹취록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49.0%로 절반에 가까웠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씨의 7시간 녹취록은 자극적이고 폭발적인 내용이 아닌 반면, 이 후보의 욕설 녹취록은 자극적이고 쉽게 귀에 꽂히는 내용인 데다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며 "김씨 녹취록이 이 후보의 녹취록으로 물타기되면서 윤 후보 지지율 안정세가 일정부분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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