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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벤처업계 리더들, 복수의결권 반대파 의원들 오늘 만난다
25일 박광온·김병욱 의원…27일 박주민·오기형·이용우·송기헌·이원욱 의원 면담 예정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죽기 살기로 뛸 것"
2022-01-25 11:06:42 2022-01-25 11:08:1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혁신벤처기업계가 25일 업계 숙원과제인 복수(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위해 여당 강경파 의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다. 반 대기업 프레임을 씌워 벤처기업 활성화를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제2 벤처붐을 이어가기 위해 필수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대선 국면에 휩싸여 제도화가 아예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서려 있다. 죽기살기로 뛴다는 각오다. 
 
25일 벤처기업계 등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의 강삼권 회장과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지성배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과 김병욱 의원을 만난다. 오는 27일에는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오기형 의원, 이용우 의원, 송기헌 의원, 과방위 위원장인 이원욱 의원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에 극렬히 반발해 온 여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다. 벤처기업계는 이들을 직접 만나 국내 창업생태계 발전과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복수의결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5대 강국으로 가는데 삼성, LG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앞으로 한국을 글로벌 5대 강국으로 이끌 주역은 바로 혁신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라면서 "이들을 경영권 위험 없이 스케일업 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복수의결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에 돈은 넘쳐나지만 수많은 창업기업인들이 지분 희석 위험 때문에 (투자받기를)주저하며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복수의결권 필요성에 대해 얼마나 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되고 답답해 미치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경우 창업주에게 복수 의결권의 주식을 발행해, 창업주의 안정적 회사 운영과 경영권 방어를 돕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이었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포함되는 등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초 주무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담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의결했음에도 이달 전체회의에서 제외되며 통과가 좌절됐다.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재벌 세습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여당 내 강경파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벤처스타트업계는 복수의결권 도입 통과를 염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충분히 논의됐고, 안전장치 등도 보안된 사안인데 정작 여당 내에서 발목을 잡혀 매우 절망적"이라면서 "이번에 벤처기업인들이 의지를 모아서 다시 한번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벤처기업인은 "스케일업을 위해 투자를 받다보면 애초 기업의 정체성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하라는 압력이 쏟아진다"면서 "어쩔 수 없이 기업을 키우기 위해 자금을 받아들이지만 투자자들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회사 본연의 가치와 동떨어진 자본의 흐름대로 전락하고 만다"고 우려했다. 
 
강 회장은 "한때 '재벌저격수'라고까지 불리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계를 만나보며, 입장이 바뀌어 복수의결권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입안에 참여했다"면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벌써부터 거론하며 반 대기업정서로 밀어붙여 벤처기업 활성화를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수의결권 통과를 위해 (법안통과를 위해)죽기 살기로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다음달 초 복수의결권 통과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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