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지부동 '서울'에 이재명 속앓이…"전선이 없다"
내부서 '노선의 실패' 목소리도…"중도실용으로 전선 잃었다"
민주당 배출한 역대 대통령 모두 서울 승리 기반…"서울 지면 대선도 패배"
입력 : 2022-01-19 16:26:36 수정 : 2022-01-20 00:00:1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서울 민심을 얻을 '빅이벤트'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요 규제 중심의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시장을 거스르지 않는 공급 중심의 공약을 잇달아 내놨지만, 한 번 닫힌 서울 민심은 좀처럼 이 후보에게 문을 열지 않고 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 모두 서울 승리를 기반으로 대권을 쟁취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속은 타들어만 가고 있다. 서울 패배는 곧 대선 패배다.  
 
19일 복수의 이 후보 측과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의 가장 큰 고민은 서울과 2030의 고전에 집중돼 있다. 이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했다"지만 이는 대외용일 뿐, "요즘 부쩍 초조함을 드러낸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 있다. 한 관계자는 "서울의 중요성을 누가 모르겠느냐"면서 "결국은 집값인데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문 전면을 덮을 한 방이 없고서는 서울 민심을 돌리기 어려워 보인다"며 "김포공항 이전을 통한 택지 마련이 거론됐지만 반대(그는 기득권이라 지칭)에 막힌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18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양자·다자대결을 벌였을 때 광주·전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윤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졌다. 특히 서울에선 절대적 열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자대결을 서울로 국한하면 이재명 34.1% 대 윤석열 54.5%, 다자대결에선 31.6% 대 46.3%로 집계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에 앞서 '이재명 소확행 공약 1호'를 대체불가능토큰(NTF)으로 발행하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분노한 서울 민심은 정부·여당에 등을 돌렸다. 대장동 의혹까지 겹치며 성난 부동산 민심을 부채질했다.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주자로 선출된 지난해 11월5일 이후 <뉴스토마토>와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9번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서울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선 건 단 두 번뿐이었다. 이마저도 국민의힘 내홍으로 윤 후보의 리더십에 상처가 난 데 따른 반사효과였다. 국민의힘 내홍이 봉합되고 전열이 재정비되자 다시 서울은 윤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서울 민심의 '열쇠'는 부동산이라고 판단, 집값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수도권 노른자땅 30만호 공급을 비롯해 △공시가격 재검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합부동산세 일시 완화 △취득세 감면 △월세 공제 확대 등 다각적 측면에서 접근이 이뤄졌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행정목표를 달성하려면 유연하게 정책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부자감세'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는 한편, 문재인정부와 각을 세우는 부담까지 각오했다. 이런 노력에도 9차례의 여론조사를 복기하면 이 후보에 대한 서울의 평균 지지율은 30%대 후반에 그쳤다. 반면 윤 후보 지지율은 평균 40%대 후반이다. 무려 10%포인트의 격차다. 
 
선거를 50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 민심이 꿈쩍하지 않자 이 후보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를 노선의 실패에서 찾았다. 그는 "이 후보가 실용을 표방하며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노리지만, 매주 데이터를 집계하면 후보의 확장성은 '제로'"라면서 "오히려 중도 실용을 표방하면서 후보의 강점이 사라졌다. 숱한 흠결에도 '개혁만큼은 이재명'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는데, 이게 지금 잘 보이질 않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종부세 완화와 양도세 유예 등 다주택자 표심마저 노리면서 무주택자에 대한 분명한 신호가 사라졌다"면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무엇보다 재집권의 명분이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8일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 있는 국민들께서 과연 이재명 후보가 정책을 제대로 확실히 실행할 건지에 대한 기대가 아직 확고하게 (뿌리를)내리고 있지 않다"고 고백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 민심을 회복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9대 대선까지 당선자 7명의 득표율을 분석했을 때 서울을 내주고도 이긴 사례는 세 번(13대 노태우 대통령, 14대 김영삼 대통령, 18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민주당으로 국한하면 단 1명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인제씨 출마로 인한 영남표 분열과 DJP 연합을 통한 충청권 공략, 노무현 전 대통령은 PK에서의 약진과 행정수도 공약을 통한 충청권 공략 그리고 정몽준과의 단일화 등이 있었지만, 이 모두 서울 승리를 기반으로 했다.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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