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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위문편지 강요'·사이버불링 멈춰달라"
서울시교육청 청원 이틀만에 1만명 초과
교육청, 답변 검토...장학지도·컨설팅 예정
2022-01-13 12:48:16 2022-01-13 18:55:1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논란에 휩싸인 이른바 '장병 조롱 위문편지'와 관련해 군 위문편지 강요를 폐지하고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 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을 당하는 여고 학생들을 보호해달라는 청원이 교육당국에 올라왔다.
 
13일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사이트에서는 위문편지 관련 청원 2건이 각각 답변 요건인 1만명을 넘겼다.
 
위문편지 강요 금지를 촉구하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사진/서울시교육청 청원 사이트
 
'미성년자에게 위문편지를 강요하는 행위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청원자는 "위문이라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의지로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라는 공적인 단체에서 미성년자에게 강요한다는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봉사 시간을 주고 선택할 수 있게 했다지만 학교라는 단체에서 진행한 이상 개인의 자유의지로 시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문편지에 실수로 개인정보를 적어 범죄에 노출되거나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에서 성희롱 및 명예훼손을 당해도 현재의 구조로는 학교가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위문편지를 받은 성인이 불순한 의도로 미성년자를 찾아가거나 인터넷 게시글에 개인정보를 올리고 잠적해도 학교는 어떠한 책임 및 사태 수습도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이버불링 및 디지털 성폭력에 노출된 A여고 학생들을 보호해 주세요'라는 청원의 청원자는 "현재 A여고는 최우선으로 무차별적인 성희롱, 사이버불링에 노출된 학생들의 정신적 안정을 도모하고 주변 학교 학생이나 성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물리적 피해에 대한 예방, 대책을 수립해 학생과 학부모를 안심시켜야 한다"며 "학생을 향한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모든 교직원이 우선해 학생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위문편지 관련 사이버불링 등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달라는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사진/서울시교육청 청원 사이트
 
시교육청 산하 강서교육지원청은 전날 오후 A여고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문편지 형식의 봉사활동이 절차를 준수다고 확인했다. 해당 봉사활동이 학교 교육 계획에 존재했고, 교육 계획이 최종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또 위문편지가 형식상 강제가 아니라도 실질적 강제일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40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학교들에 안내하고 있다. 위문편지를 쓰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활동으로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서, 다만 "A여고 차원에서 실제로 가능했는지는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강서교육지원청과 관련 전문가 등으로 팀을 꾸려 이번달 중 A여고를 장학지도할 예정이다. 구체적 지도 내용은 위문편지의 교육적 적절성, 위문편지 작성 당시 교사 역할의 충실성, 문제되는 편지 작성자들의 봉사이력 삭제 여부, 이번 사건의 여파로 인한 '사이버불링' 피해자 보호 등이다.
 
앞서 지난 11일부터 커뮤니티에는 A여고로부터 발송됐다는 위문편지 이미지들이 올라왔다. 한 편지에는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이 적혔고 다른 편지에는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라는 표현이 적혔다.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위문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해당 이미지에 대한 대응으로 여고 재학생들의 신상 정보를 유출하고 SNS를 통해 성희롱 메시지를 보내면서 또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이 동의 인원 9만명을 넘긴 상황이다.
 
12일 오후 A여고는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국군 장병 위문의 다양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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