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 김종인 전 위원장과 홍준표 의원을 놓고 막판 고심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윤 후보가 두 사람 중 직접 김 전 위원장을 낙점했다는 사실이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드러났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3일 이준석 대표와 울산 담판 후 "김종인 박사님께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며 그의 합류를 공식화했다. 당시 회동은 '대표 패싱' 논란을 겪던 이 대표가 항의 표시 차원에서 부산, 전남 순천·여수, 제주에 이어 울산까지 나흘 간 잠행한 끝에 봉합 차원에서 마련됐다. 중재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나섰다.
회동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아는 한 관계자는 12일 "이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과 홍준표 의원, 두 사람을 제시했고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선택하면서 최종 낙점됐다"고 밝혔다. 선대위 출범 전 한 달가량을 합류 여부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던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울산 담판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달 3일 오후 김기현 원내대표와 울산시당 3층 회의실에서 회동을 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와의 울산 담판 몇 시간 전 이 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서범수 의원 등과 울산시당 3층 회의실에서 한 시간가량 비공개 회동했다. 이 대표가 김 원내대표에게 무언가를 적으며 서로 긴밀하게 메모 글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 중 누구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할지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어떤 내용을 적었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표가 가진 생각이 있어서 들었다"고 답한 바 있다. 배석했던 이들은 이런 내용을 언론에 들키지 않기 위해 휴지곽으로 메모 글을 가리다가, 나중엔 '국민의힘'이라고 적힌 가림막을 세워놓을 정도로 철통보안을 유지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김 전 위원장은 전권을 부여받고 선대위 원톱으로 합류했으나, 지난 5일 선대위 전면개편을 놓고 윤 후보와의 이견 끝에 결국 갈라섰다. 합류 33일 만이었다.
경선 패배 후 외곽에서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홍 의원은 윤 후보와 비공개로 회동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구체적인 날짜 등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감정적 골이 깊다. 이는 김 전 위윈장 역시 마찬가지다.
홍 의원은 최근 청년의꿈에 '이 당의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총선 때 굴러온 돌에 발부리 걸려 넘어진 일이 있었다"며 "천신만고 끝에 일어섰으나 또 다른 굴러온 돌에 막혀 1년4개월 동안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서러움도 겪었다"고 썼다. 황교안 전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홍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배제당해 무소속으로 대구(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1년 넘게 복당하지 못하다가 이준석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6월에서야 복당했다. 홍 의원은 이 글에서 "밖에서 지낼 동안 아무도 복당 문제를 거론치 않았으나 유일하게 이준석 대표만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 김기현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달 3일 울산에서 만찬회동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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