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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굴기' 중국, 3조 투자했지만 모두 실패
2022-01-10 10:22:58 2022-01-10 10:22:5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국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를 능가하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에 3조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지난 3년간 최소 6개의 새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 금액이 최소 23억 달러(약 2조7692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정부가 지원했다. 중국 정부는 업계 선두인 삼성과 TSMC를 따라잡을 정교하고 복잡한 칩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을 키우기 위해 공을 들였으나, 일부 기업들은 단 한 개의 반도체조차 만들지 못했다.
 
6개 프로젝트 중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의 사례는 중국이 왜 아직 ‘반도체 굴기’에 성공하지 못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WSJ는 전했다. 두 회사는 막대한 투자금을 모두 소진하고 상업용 칩 생산에는 실패했다.
 
각각 우한·진안 프로젝트라고 불렸던 두 회사는 삼성전자와 TSMC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제품 양산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들 회사는 몇 년 내로 7나노미터 초미세 공정 제품까지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HSMC는 전직 TSMC 경영진을 영입했고, QXIC는 대만 출신 엔지니어 수십명을 높은 연봉에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HSMC는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고, QXIC는 영업을 중단했다. WSJ에 따르면 QXIC는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갖춘 전문 인력들을 데려왔으나, 이들의 기술을 통합할 역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의 생산량은 자국 내 수요의 17% 수준이다. WSJ는 이 때문에 반도체 제조 역량의 확대는 중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라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프로세서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개발 능력이 뒤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은 201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빅 펀드’로 불리는 총 520억 달러(약 62조6000억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금을 투자해왔다. WSJ는 그러나 이 지원금을 챙기기 위해 요식업, 시멘트 제조사를 포함한 수만 개 기업이 반도체 관련 회사인 것처럼 등록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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