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대선을 정확히 64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난파선이 됐다. 선대위 출범 이전부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합류 여부를 놓고 한달여 간을 삐걱거리더니, 당대표 패싱으로 이준석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행을 하는 등 시끄러울 날이 그치지 않았다. '울산회동'으로 마무리 짓는가 싶었던 내홍은 이 대표의 선대위 이탈로 다시 불거졌다. 그 사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급락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속출하고 있다. 위기감에 김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쇄신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윤 후보와 일언반구 사전논의 없이 발표돼 당은 또 다시 발칵 뒤집혔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4일 전문가들에게 현 사태에 대한 진단을 부탁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국민의힘 내분은 헤게모니 다툼의 산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닥치고 정권교체'라는 명분만 내세우다보니 선대위 내 전략도 없고 정체성도 희미해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반문(반문재인) 전략에만 치우친 끝에 잠재된 권력투쟁이 '선대위의 정체성'을 명분삼아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선대위 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아직 완전히 내부를 무장하지도 않았는데, 외부의 지나친 통합 논리에 의해서 진영을 확대하다 보니 보수와는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인재까지 영입하는 등 '잡탕' 선대위로 가면서 갈등으로 빠진 것"이라며 "결국 선거 전략까지 흐트러졌다"고 분석했다.
정치신인 윤석열, 80대 노장 김종인, 30대 당대표 이준석, 세 사람이 각자 처한 상황 자체가 선대위 내 힘겨루기를 불가피하게 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등 공천권 싸움이 내재했다는 설명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파워게임'인데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대립하면서 내분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대선 이후 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 때문에 권력투쟁이 2차전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다. 대권과 지방권력을 놓고 내부가 치밀하고 치열하게 파워게임이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신인 윤 후보의 리더십 부재 탓이란 비판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일종의 파워게임"이라면서도 "사실 정치는 필요에 의해서 (자신이)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써야 한다. 필요하면 적하고도 손을 잡는 게 정치"라고 이를 타결짓지 못한 윤 후보의 정치력 부재를 지적했다. 신 교수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를 겨냥해 "윤 후보가 고집이 있는데, 자기 주위 사람들 얘기만 듣는 건 좋지 않다"면서 인의 장막을 비판하기도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후보의 실수로 기인한 이준석 대표·김종인 위원장과 선대위 참모들 간 갈등"으로 원인을 짚었다. 그는 "후보 참모들은 대선을 책임지고 치러본 사람들이 아니다"며 "김종인 위원장이나 이준석 대표는 선거를 그래도 치러보고 선거 전략도 있는데 그걸 따르기 싫어하는 참모들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선대위가 리더십 조정이 불분명해 지휘 체계가 흐트러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간의 역할 분담과 리더십 조정의 분점이 불분명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더 꼬였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역할 조정이 잘 안 되고 서로 자기 중심적으로 하려고 하고 상대방은 인정을 안 하다 보니까 선대위가 작동을 할 수 없고 따로 노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윤 후보가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자만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지지율이 높은데 도취해 스스로 붕괴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전까지는 내홍을 정리해야만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1월5일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갈등과 봉합이 반복됐던 선대위가 이번에 내분을 제대로 타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진 소장은 "선대위 쇄신 및 대선 지분에 윤석열·이준석·김종인·홍준표 등이 있는데, 이들이 협상을 하고 서로 빅딜을 이루진 않는 한 전처럼 일시적 봉합이거나 갈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선대위 개편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관계 회복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수 대표는 "윤 후보가 사퇴를 하겠다는 결단과 각오까지 하면서 해야 할 것"이라며 "그 정도의 결단력이 없다면 김종인 위원장을 대리인으로 전권을 넘겨야 한다"고 했다. 장성철 평론가는 "현실적으로 이 대표를 내치기보다는 윤 후보 참모들이 모두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며 "대표나 위원장, 후보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지, 참모가 옆에서 떠들면 감정만 상하는데 그건 안 좋은 것 같다"고 직언했다. 신 교수는 "김 위원장 만한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없다"며 "어설프게 선대위를 봉합할 경우 또 다시 분열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며 차제에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라는 내부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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