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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집값 오르나…기준금리·가계부채·선거 등 변수
주요 지역 수급 불균형 여전…대선 후 집값 요동칠 가능성↑
"작년만큼은 아니나 올해도 집값 꾸준히 상승 예상"
지역·가격별 주택 시장 흐름…양극화 심화는 우려
2022-01-04 17:00:00 2022-01-04 17: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전국 부동산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올해 국내 주택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관련 전문가들은 정도의 차이일 뿐, 집값 상승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작년 수준의 '불장(강세장·Bull Market)'을 재현하지 않겠지만, 주요 지역의 수급 불균형이 여전한 점은 불안 요인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주택 공급 전략에도 대선 후 집값이 요동치기 쉬운 변수가 곳곳에 포진된 만큼,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달 한주간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통계를 기준으로 한 지난해 전국 변동률은 13.25%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0년의 7.04% 보다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수도권의 경우 16.23% 상승했다. 이 중 인천은 22.56%로 급등하는 등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이보다는 낮은 6.58%를 기록했으나 서울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점을 감안하면 개별 단지 하나하나의 가격 상승폭 자체는 여타 지역보다 훨씬 크다.
 
최근 들어 이 같은 급등세는 작년 겨울부터 계절적 요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도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풀 꺾인 모양새다. 서울·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하락 반전하는 지역들도 나타나는 등 주택 시장 흐름 자체가 점진적으로 하락 전환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를 통해 "최근 주택 가격 하락세를 확고한 하향 안정세로 이어가면서,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신년사에서 "새해 국민들께 약속드린 46만가구 수준의 주택 공급과 중장기 205만가구 공급 계획을 확실히 이행해 앞으로는 공급 물량이 부족해 주택 시장이 과열됐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해 나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시장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지역에 걸쳐 있는 공급 부족 문제가 당장 해결되기 어렵고 3월 대선 일정이 예고된 만큼, 집값 요동 변수가 포진돼 있다는 분석에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불가피하다. 특히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새롭게 정립되고 이에 따른 시장 재편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 부족 분위기와 시장 중심적 정책 전환의 갈림길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여권에서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정부가 강한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집값이 보합세를 보일 것 같다"며 "야권에서 배출될 경우 오히려 집값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해서 가격이 상승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문제는 서울 분양 및 입주 물량이 작년 대비 반토막 난다는 것"이라며 "이는 주택 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출 규제도 저가 주택에만 적용될 뿐 1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의 경우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지역별, 가격별 주택 시장 흐름의 온도차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상반기는 대선 등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시점이다. 이 시기까지는 집값이 둔화되거나 약간씩 가격이 조정될 것 같다"며 "다만 하반기부터는 주택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자극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정부가 아무리 대출을 옥죈다 해도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올해도 실시되는 등 돈이 풀리는 부분들이 분명 많다. 이 유동성이 몰리는 시점이 하반기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4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올해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의 아파트 및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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