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어, 지방광역시의 집값 상승이 주춤해졌다. 공급이 누적된 대구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나머지 광역시 4곳은 오름폭이 둔화하는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축소 방침으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5대 광역시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이 낮아지고 있다.
부산의 경우 이달 1주차(6일 기준)에 전 주 대비 0.11% 올랐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오름세는 약해졌다. 부산은 지난달 2주차(11월8일 기준) 변동률이 0.26%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상승률이 줄곧 떨어지는 중이다. 11월3주차 변동률은 0.22%로 나타났고 같은 달 4주차와 5주차는 각각 0.16%, 0.13%로 집계됐다.
다른 광역시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광주는 지난 10월4주차에 0.29%의 상승률을 찍었다. 그러나 11월1주차에 0.24%로 낮아졌고 2주차에도 0.23%로 둔화됐다. 3주차에는 0.24%로 오르며 다시 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4주차와 5주차에 0.23%, 0.18%로 떨어졌다. 이달 1주차에도 0.18%의 오름세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 이어졌다.
대전도 오름폭이 두드러지게 작아졌다. 8월5주차만 해도 0.34% 뛰었고 10월2주차에도 0.2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압력이 줄면서, 이달 1주차에는 0.09% 오르는 데 그쳤다.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뒤로 아파트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울산은 △11월2주 0.2% △11월3주 0.18% △11월4주 0.11% △11월5주 0.05%의 상승률을 올렸다. 오름세가 꾸준히 약해졌다. 이달 1주차에는 0.08% 상승해 상승폭이 소폭 커졌지만, 0.1% 이상 오른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세다.
대구는 아예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11월3주차부터 전 주 대비 0.02% 떨어졌고, △4주차 -0.02% △5주차 -0.03% △12월1주 -0.02%로 나타났다. 4주 연속 내리막길이다.
대구는 그간 신규공급이 많았던 탓에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대구의 신규 분양물량은 8만8036가구에 달한다. 2019년 약 2만9100가구, 지난해 3만1800가구에 이어 올해도 2만2700여가구가 쏟아졌다.
반면 나머지 4개 광역시는 대구보다 공급이 적었다. 부산은 3년 동안 5만7749가구가 공급됐는데, 올해 물량은 1만1521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51% 줄었다.
이밖에 광주는 최근 3년간 2만5934가구가 나왔고 대전 2만5545가구, 울산 1만5611가구로 조사됐다.
대구 외 나머지 광역시에서 신규물량이 많지 않은데도 집값 오름세가 약해지는 건, 내년 대선과 정책적인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를 앞둔 거대 양당의 대통령 후보가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 관망하는 분위기가 깔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3월 이후 부동산 시장의 규제가 풀리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 수 있다. 실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전부터 부동산 세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뱉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가능성이 언급된다”라며 “정책 변곡점이 다가오면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대출 축소도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일뿐 아니라 대출규제의 영향이 크다”라며 광역시 시장이 위축된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 3월 대선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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