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가 끊겼다. 매매시장에서 ‘팔자’는 심리가 강해진 데 이어, 전세에서도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다. 매매와 전세 모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며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주차(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동향지수는 99.1을 기록했다. 지난달 5주차(11월29일 기준)에는 기준선인 100을 유지했지만 결국 100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진 것이다.
전세수급동향지수가 기준선을 밑돈 건 지난 2019년 10월21일 이후 처음이다. 약 26개월 만이다.
아파트 전세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기업 아실 집계 결과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1375개다. 지난 8월 한때는 1만9792개까지 줄며 2만개 아래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달부터 3만개를 넘기 시작했다.
매매시장은 진작부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동향지수는 지난달 3주차(11월15일 기준)에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11월4주차 98.6 △11월5주차 98 △12월1주차 96.4로 기준선을 밑돌뿐 아니라 하락세가 이어졌다.
매매 매물 역시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늘었다. 8월에는 3만7585개까지 줄었지만 이달 10일에는 4만5413개가 매물로 올라왔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매와 전세시장에서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는 건, 아파트 값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금융권 대출 축소 방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2억3729만원이다. 올해 1월에는 10억6108만원이었는데 11개월 동안 1억7621만원 급등했다. 전세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1월 5억8827만원에서 지난달 6억6244만원으로 7417만원 뛰었다.
진입장벽은 높아지는데 자금 조달은 어려워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달 25일 1%로 오르며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침으로 인해 대출 받기도 어려워졌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매매가격과 임대차 가격 모두 급등해 매수자와 매도자간 힘겨루기가 계속디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관리 강화 방침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계절적 비수기인 점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전세 수요자들은 자금 마련 부담이 덜한 월세 시장으로 유입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10일 기준)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2213건이다. 이중 전세가 60%를 차지했고 월세(순수월세, 준월세, 준전세)는 40%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전세 비중이 64%였는데 이보다 더 적어졌다.
매매와 전세 시장의 수요 위축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규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 사이에서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짙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대선까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후 규제가 바뀌면 시장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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