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돈이 들어온다' 속설로 해마다 인기몰이를 하는 은행 달력. 은행들이 11월 말부터 내년도 달력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는데, 받자마자 되파는 고객들이 많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 11월 넷째 주부터 내년도 달력을 각 지점으로 배부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전달 23일부터 달력을 팔겠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오전 12시 기준 은행 달력을 팔겠다고 올린 게시글 수는 76개다.
판매 달력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을 비롯해 SC제일은행, 부산은행까지 다양하다. '당근마켓'에서도 은행 달력을 판매하거나 교환을 희망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은행 달력은 걸어두면 재물운이 좋다는 속설 때문에 매년 일정 수의 고객들이 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은행 이름에 따른 가격 차이는 없어 보인다. 보통 벽걸이용 달력은 5000~1만원 선에서, 탁상용 달력은 5000원 선에서 가격이 매겨지는 분위기다.
홍보용으로 만들기에 은행들은 디자인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신진 화가에 그림을 삽화로 활용하거나 고급 한지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기도 한다. 전년도 배부량에 따라서 매년 생산 규모도 달리한다. A은행의 경우 지난해 탁상형 달력 117만개를 주문하던 것에서 150만개로 주문량을 늘렸다. 연말에 물량이 부족해 추가 제작에 나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벽걸이용 달력은 48만개에서 45만개로 주문량을 줄였다.
홍보용으로 활용하다보니 고객들이 많이 찾아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한켠에선 여러 지점을 돌면서까지 복수의 달력을 수령해 판매까지 나서는 것은 씁쓸하다는 게 은행들의 반응이다.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달력을 달라고 아우성인 고객들 때문에 곤욕이라는 은행원들의 토로도 올라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개인이 되파는 것에 대해선 별도 방법이 없기에 일자별로 배분량을 조정하는 등 각 기점별로 고객들이 최대한 많이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매년 추이를 보면 통상 12월 둘째 주 즈음해서 달력 재고 떨어진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내년도 달력 배포에 나선 가운데,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벌써부터 이를 되파는 고객들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갈무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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