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대통령 후보 부하 아니다…실패한 대통령 일조 않겠다"
"당대표 모욕 발언, 인사조치해야…윤 후보도 배석한 자리서 나온 발언"
페이스북 글 의미? "제 역할은 거기까지…윤핵관·파리떼에 백기 든 것"
입력 : 2021-12-02 22:17:06 수정 : 2021-12-03 00:00:41
[제주=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잠행 사흘째를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선의로 일해보려는 사람은 악의로 씌우고, (누구는)익명으로 장난치고 후보 권위 빌어 호가호위하는 것"이라며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겠다.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 부하가 아니다"고 직격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JTBC 인터뷰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내홍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팔짱을 낀 채 각종 질문과 관련해 그동안 감춰왔던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가 쏟아낸 발언부터 특히 자신이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제 선의로 당대표가 직접 관리해도 맞지 않는 본부장직을 맡으면서까지 이번 선거를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자신들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고 당대표를 깎아내려 이 사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에 대한 모욕이고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후보 옆에 있다는 것은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후보께서 (그사람이 누군지)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언론에 부연하지 않는 이유는 자체적으로 안에서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모욕적 언사가 계속 나올 경우엔 구체적으로 지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를 향해 모욕적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인물이 윤 후보와 같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그런 대화가 나왔다. 후보가 잘 알 것"이라며 "특정하진 않겠지만 인사조치가 가능하다면 해야 하고, 깨달아야 한다면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실명은 삼갔다.
 
해당 인물이 '부산 잠행'과 관련됐냐고 묻자 이 대표는 "전혀 관련없다. 우리당 최고 원로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뵙고, 당 상황을 설명드리고 지혜를 구하는 과정이었고, 부산 현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계자와 점검하는 자리였다"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말한 것에 빗대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과거 우리 후보가 국민에게 지지받았던 발언은 검찰총장으로서 직위를 성실히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무부장관이었던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이라는 모호한 조항으로 부당한 개입을 한 것에 의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며 "그때 했던 말의 울림이 지금의 후보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저도 똑같이 말하겠다. 저는 배려받을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 부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와 대선후보는)협력해야 하는 관계이고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모습이 관례였다면 그것부터 깨는 게 (정치신인으로서)신선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윤 후보를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하는 선거다. 당대표부터가 소위 말하는 관례상 계급을 던지고 실무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로 희생한 것"이라며 "윤핵관이란 사람들도 전부 다 호가호위하는 지위에서 내려와 전부 실무를 뛰고 담당지역에서 한 표라도 받아오기 위한 노력과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익명이란 가장 비열하고도 유치한 방법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한 사람이 아닌 복수의 다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들 아시겠지만 (윤핵관은)여러 명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파리떼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면서 "영입 대상이라고 아직 얘기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모욕적 언사나 당대표에 대한 의도적이고 왜곡된 발언이 윤핵관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한 사람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메시지가 쏟아져 파리떼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윤 후보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 되지 않냐고 묻자 이 대표는 "제가 오늘 밝힌 것처럼 적어도 후보 선출 이후에 후보 또는 후보 측 관계자들에게서 들은 내용은 딱 한가지밖에 없다"면서 "사무부총장들을 해임하고 싶다는 의견을 능동적으로 밝힌 것외엔 능동적 역할을 취한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 여부에 대해서도 "선거에서의 모든 결정은 후보의 선택"이라며 "저 개의치말고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많다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높이시라 했다. 그랬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후보가 그것도 마다했기 때문에 어떤 체계를 후보가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이모티콘을 쓴 이유도 밝혔다. 그는 "사실상 선대위 구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월요일 회의를 시작하면서부터였고 상당히 오래 전부터 김병준 위원장 원톱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며 "홍보 외에 역할은 단임하지 않겠다고 판단해 제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선 그은 것을 웃는 표정과 함께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이 분분했던 'p'에 대해서도 "백기를 드는 표시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살리고 죽인 의미를 썼다는데, 그럼 'q'를 썼을 것"이라며 "의사결정구조 하에서 윤핵관과 같은 익명이랑 당대표와 다투면서까지 제 의견을 개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백기로 표현한 것이다.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표현"이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지방으로 일탈하는 게 태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후보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간다고, 아무 것도 안 하겠다고 하니 태업이라 하니 황당하다"면서 "저는 분명 제 역할을 하고 있고 6일에 쓴다는 선거 슬로건도 결정해서 실무자에 전달했다. 제게 주어진 역할은 다하고 있고, (이러면)하라는 건지 안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지금은 안하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제가 하자는 건 다 안 하지 않냐"며 "이수정 교수를 영입하지 말자고 했더니 해야 한다고 하고. 김병준 위원장과 이수정 교수랑 둘 다 방송 나가 활약 많이 하시던데, 서로 저격도 하시고. (윤 후보가)선택한대로 책임지면 된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서울에서 집무하겠다면서도, 서울 중앙으로의 복귀 명분을 만드는 게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후보가 잘 알 것"이라며 "제가 누구를 꽂아달라고 했나. 아니면 요구사항이 있었나. (의견이)안 받아져서라기보다 인사에 대한 의견 정도 피력했는데 후보에 대한 권위를 침해한다느니 반발이 나오니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저도 딱히 미련은 없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JTBC와 이원생중계로 선대위 구성 관련 내홍 및 잠적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JTBC 화면 캡처
 
제주=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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