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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 맛난 캔커피 vs 15금 야한 로맨스
“출연 생각도 안 했던 장르…시나리오 읽은 뒤 ‘맛있는 캔커피’ 마신 느낌”
“보기와 달리 굉장히 보수적, 연애관 영화 속 ‘함자영’과 완전 정반대이다”
2021-11-29 01:30:00 2021-11-29 01:3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아우라다. 이제 겨우 3번째 출연작이다. 겨우 3번째 출연작인데 또 다시 이렇게 큰 변화를 보여주는 건 놀랍다란 표현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다. ‘정말 아주 크게 이상하다라고 말하는 게 가장 적절할 듯하다. 이럴 경우 이 표현의 주인공이 진짜 굉장히 엄청난 천재이거나, 아니면 반대로 상상을 초월한 +I’가 돼야 설명에 타당성이 부여된다. 이건 당사자를 대놓고 디스’(dis)하는 것도 아니고 또 하자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전례 없고 유례 없는 전무후무한 행보를 보여 온 배우가 있는지 고민해 보면 이런 표현 외에는 달리 설명이 안된 단 걸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경험을 했다. 데뷔작의 연출자는 국내 모든 배우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거장 중의 거장이창동 감독이었다. 이어 두 번째 작품은 이창동 감독과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였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두 작품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영화를 찍었다. 이어 국내에서 선택한 세 번째 작품은 19금스러운 로맨스 영화다. 도대체 무슨 이런 행보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전종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이창동 감독이 연기 잘하는 괴물로 극찬한 배우 아니었나. 두 번째 출연작 에서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연애 빠진 로맨스속 함자영이 전종서라면 이건 분명 얘기가 된다. 영화가 아닌 실제를 보는 듯했으니.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데뷔작 버닝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와 신비감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두 번째 영화 넷플릭스 에서 보여 준 섬뜩함을 넘어선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 단 두 작품으로 이런 괴리감을 만들어 낸 건 오롯이 배우의 능력이다. 아직 국내에선 선보이지 않은 할리우드 작품까지 소화하고 돌아왔다. 국내 3번째 작품이 로맨스 장르인 점은 사실 굉장히 의외였다. 전종서의 행보를 본다면 말이다.
 
시나리오 전체가 주는 단순하고 재치 있는 점이 너무 끌렸어요. 지극히 단순한 내용, 그냥 목마를 때 마신 맛있는 캔커피 같은 느낌이었어요. 앞선 두 작품은 자극성과 재미가 제게 기준이었어요. 연기는 자극이 있어야 하고 보는 사람도 그걸 느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단 개인적 기준이 있었어요. ‘연애 빠진 로맨스는 그런 기준에서 정말 맛있는 캔커피를 마셨을 때의 느낌이었어요.”
 
그가 말한 자극은 재미로 풀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도 마찬가지고 반대로 관객도 당연하다. 무언가 보고 싶을 때 재미있는 걸보고 싶어하는 욕구. 그는 이런 욕구를 자극이라고 설명하는 것 같았다. 이런 점에서 맛있는 캔커피가 떠올랐다고. 그런데 그 재미를 느끼게 할 자극이로맨스란 점이 의외였기는 하다. 하지만 로맨스도 당연히 전종서의 연기 챕터에 포함된 내용이었다고.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로맨스도 제가 보여 줄 수 있는 분야 중 당연히 있었죠. 함자영도 그런 캐릭터였고요. 제 선택에는 전작은 고려 사항은 아니에요. ‘다음 차기작 선택은 정말 신중하려고 했던 건 있어요. 근데 그게 연애 빠진 로맨스가 된 거죠. 사실 로맨스 연기가 말랑거려서 개인적으로 부끄러워 하고 싶은 분야는 아니었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 매력이 있더라고요. 상대와 주고 받는 연기도 처음이라. 다른 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싶을 정도에요.”
 
데뷔작 버닝의 파격적 노출 연기 때문일까. 그리고 연애 빠진 로맨스의 야릇한 로맨스 연기 때문일까. 실제 인간 전종서의 연애관이 궁금해졌다. 느낌적으론 굉장히 자유로운 연애관을 가졌을 듯했다. 오픈된 마인드로 자신의 연애를 즐기고 또 꽉 막힌 마인드로 상대 남자를 바라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종서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배우가 아닌 인간 전종서는 너무도 보수적이란다.
 
“(웃음)주변에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실제로 계세요. 우선 전 영화 속 자영과는 완전 반대의 스타일이에요. 아주 보수적이면서도 의외로 소극적인 스타일이에요. 저 지금까지 소개팅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웃음). 진짜에요 하하하. 소개팅이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전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현재 외로움을 느끼진 않고 있어요.”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면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있다. 주인공 함자영(전종서)과 박우리(손석구)의 음주 장면이다. 꽤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정말 맛있게 술을 먹는다. 스크린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소주 한 잔 생각이 날 정도다. 너무 맛있게 술을 마셔서 영화를 본 뒤 소주 한 잔이 생각이 날 정도다. 스크린 속 두 배우의 얼굴도 얼큰하게 술이 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비밀이 있었다.
 
제가 진짜로 술을 단 한 잔도 못 먹어요(웃음). 지금도 술을 왜 먹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체질적으로 알코올 해독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 몇 번 마신 적이 있는데, 다음 날 죽을 뻔 했어요(웃음). 그래도 지금도 항상 술자리에는 참석하고 끝까지 있으려고 해요. 커피는 제가 진짜 좋아해요. 하하하. 그리고 촬영 때는 물로 했어요(웃음). 제가 술 맛을 모르니 감독님이 현장에서 몇 차례 컷을 주셨는데. 지금도 전 술 마시는 장면이 제일 아쉽긴 해요.”
 
그는 할리우드 대표 에이전시 중 하나인 UTA와 계약을 하고 미국 진출에 나섰다. 이미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이란 작품도 촬영했다. 할리우드 여배우 케이트 허드슨이 출연한 작품이다. 현재 다음 작품도 알아보고 있단다. 물론 한국 작품이 차기작이 될 수도 있고, 할리우드 작품이 차기작으로 선택될 수도 있다. 반가운 점은 최근 K-콘텐츠가 글로벌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면서 전종서 역시 할리우드에서 보다 더 확실한 입지를 다질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우선 할리우드 작품은 한국 작품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준비할 게 정말 많아요. 그래서 한 번 할 때마다 굉장히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현재까지도 계속 접촉하고 알아보고 있는데 제가 이거다라고 끌리는 작품은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근데 요즘 분위기가 아주 좋잖아요. 저희가 진출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저희 쪽으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진출하는 모습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봐요. 어떤 식으로든 정말 좋은 기회가 많이 열릴 것 같아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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