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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흔드는 공급망 차질)①인플레 압력 증폭에 글로벌 증시도 긴장감 고조
원자재 값 급등으로 인플레 우려↑…주요국 경제 성장률은 '쇼크'
2021-11-26 06:00:00 2021-11-26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기대하던 증시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심화와 경제 성장률 감소라는 암초를 만났다. 최근 들어 국내외 증시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론 뒤틀린 공급망이 꼽히고 있다. 미·중 패권 다툼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단절 등으로 시작된 공급망 대란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던 경제 성장까지 둔화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내년 코스피 전망을 2600~3400선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고점이었던 3310을 90포인트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방은 올해 증시의 하방지지선인 2900선보다 300포인트나 낮췄다.
 
이처럼 증시 부진을 전망한데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자재 값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락에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는 130.43으로, 2013년 2월(130.83) 이후 8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해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뒤틀린 공급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화 소비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원자재 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주요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전력난은 글로벌 물가상승의 원인이 됐다. 앞서 호주의 쿼드(대중 안보회의체) 가입에 반발한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고 이는 중국의 석탄부족과 전력난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전력난으로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중국이 공급하는 원자재들의 가격이 올랐다.
 
물가 상승 우려는 글로벌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상승을 이끌어왔던 경제 성장률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과 일본도 ‘성장률 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올해 미국 3분기 GDP 잠정치는 2.1%에 그쳤다. 이는 미국 3분기 경제 성장률이 2분기(6.7%)에 한참 못 미칠 정도로 둔화했다는 뜻이다. 일본의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8%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률 쇼크도 공급망 차질이 원인이 됐다. 주요 부품·소재의 공급 불균형 문제로 국내·외 기업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공급망 차질에 따른 증시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본다”며 “공급망 차질 해소를 위해 원자재 생산량이 증가해야 하는데, 탄소배출 제한 등으로 단기간에 해결되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제한된 수준에서 공급이 이뤄진다면 원자재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진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코스피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 증시 부진의 중심에 공급망 병목현상 자리하고 있다”며 “병목현상 장기화 여파가 물가·금리 상승을 부추겼고, 통화정책 부담에 이어 경기 불확실성(제조업 경기)까지 높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2년 증시는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 여부가 키가 될 것”이라며 “미국 물류 대란은 내년 1분기 중 완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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