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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재명의 매타버스 충청행…윤석열 견제·청년층 소통·선대위 쇄신(종합)
'중원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윤석열 '충청 대망론' 근거지 공략
청년층과의 소통, 설득에서 공통점으로 선회 "나는 경제적 실용주의자"
민주당·선대위 쇄신 요구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겠다"
2021-11-21 16:37:40 2021-11-22 08:13:18
 
[충청=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두 번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중원을 공략했다. 충청은 역대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전략적 요충지다. 동시에 충청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친의 고향(충남 논산)으로 '충청 대망론'의 근거지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의식한 이 후보는 일정 틈틈이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윤 후보와 비교해 자신은 '준비된 경제 대통령'이라고 부각하며, 청년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3일간 민심 대장정 차원에서 대전과 충남·충북을 순회했다. 일정 첫날부터 윤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광장에 모인 수많은 인파들 앞에서 "저는 왕이 될 생각이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국민이 명령하는 것은, 반드시 이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은 시키는 대로 잘 할 자신이 있다"고 차별화를 꾀했다. 윤 후보가 경선 기간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공직자는 국민의 머슴이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과도 맞닿았다.  
 
이 후보는 21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 연설에서도 "권력을 사적 욕망을 충족할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복수 감정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나라를 만드는 것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반문 결집에 나선 윤 후보를, 자신을 중용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복수에 혈안이 돼 있는 인물로 전락시키는 발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충북 보은군 보은마루에서 열린 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30세대 겨냥 "실용주의자" 공통점 부각
 
이 후보는 이번 충청권 방문에서도 청년층 공략을 이어갔다. 과거 민주당의 집토끼였던 이들이 도무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자 답답함을 토로하며 하루를 빼놓지 않고 청년세대와의 일정 잡기에 분주한 그다. 
 
이 후보는 20일 서울대·지역거점 국립대학 학생들과의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20대 남성은 이 후보에게 '북한에 퍼주기식 행보를 이어갈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남성 청년층을 중심으로 문재인정부가 북한에 지원만 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도 숨죽인다는 불만이 공유되던 차였다. 이 후보는 "저는 경제적 실용주의자"라며 "남북이 격화돼서 휴전선에서 교전사격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가 확 줄어들고 외환금리가 올라간다. 주가가 떨어져 저평가 되고 국내 투자가 줄어든다. 이런 것만 해도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고 했다. 분단된 한반도의 경제 현실에 빗대 평화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일정을 수행하던 도중 디씨인사이드에 글을 올려 "(청년세대는)기성세대에 비해 정치적 판단이 훨씬 기민하고 실용주의적"이라며 "(저의)실용주의적 관점이 2030 청년세대의 정치관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도 해봤다"고 공통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대위 쇄신 촉구 "민주당의 이재명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
 
이 후보는 충청권 순회 기간 내내 민주당과 선대위의 혁신도 강조했다.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형수 욕설과 대장동 의혹에 대한 자신의 대응을 반성하는 한편 민주당을 가리켜 "고인물, 심지어 게으른 기득권"으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재명다움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새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이재명이 민주당화되었다는 지적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저의 이 절박한 마음처럼 우리 민주당도 확 바뀌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날 충남 논산의 화지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제가 민주당이라는 큰 그릇 속에 점점 갇힌 것 같다"며 "책임만 남기고 다 던지겠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이 '선대위 혁신'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잘못은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루기 위한 각오를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공식 선대위가 있고 당의 입장도 있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요청드린 것 외에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21일 오후 4시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해놓은 상황이다. 이 후보 발언이 있고 나서 김두관·이광재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선제적으로 사퇴하며 이 후보의 쇄신론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충청권 매타버스 과정에서 ‘돌발’ 일정을 수차례 진행했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 첫날인 19일 '깜짝 유튜브 LIVE'를 켜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또 저녁에는 대전방송(TJB)와의 생방송 인터뷰가 갑작스레 잡히기도 했다. 다음날에도 예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갑작스레 즉흥 연설을 진행해 민주당과 취재진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트위터로 유튜버들과의 번개모임을 갖는다는 공지를 뜬금없이 하기도 했고, '이재명X시사타파' 유튜브 라이브를 사전 공지도 없이 진행하기도 했다. 21일 오전 연평도 포격전 11주기 참배 일정의 경우, 갑작스레 잡히면서 후보와 공보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후보 또한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일정을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청=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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