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집단소송 맞은 이통3사…"전국망 구축엔 시간 드는 건 일반 상식" 반박
이통3사 상대 집단소송 첫 변론기일
5G 사용자 "속도·커버리지 모두 불완전…재산상·정신적 피해 발생"
이통3사 "손해배상·불법행위 모두 없었다…소송 대리권부터 확인해야"
입력 : 2021-11-19 16:17:51 수정 : 2021-11-19 16:17:51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5G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통3사(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이 첫 변론기일을 맞았다. 해당 재판은 개별 이동통신 사업자가 아닌 이통3사 전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재판은 손해의 발생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가에 집중됐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민사부는 19일 서비스 품질 불량과 관련 국내 5G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통3사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6월30일 약 520여명이 제기한 1차 소에, 지난 9월30일 120여명이 추가로 제출한 2차 소를 병합해 진행한다. 
 
원고 "이통3사, 불완전 5G 서비스 제공…소비자 피해·불법행위 동시 발생"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모인 630여 명의 원고들은 이통3사가 속도나 커버리지 측면에서 불완전한 5G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통3사가 5G 서비스를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홍보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으며 5G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까지 서비스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통3사가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상 고지 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라고도 했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주원의 김진욱 변호사는 "5G 이용자인 원고들과 피고들(이통3사)은 약관에 의해 5G 이동통신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불완전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며 "재산상·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하라는 취지의 소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 "이통서비스 세대 교체기에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의무 위반 없다"
 
이통3사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상 피해와 정신적 피해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한 번에 전국적으로 시행할 수도 없고, 서비스 속도가 변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통3사는 이런 상황에서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는 존재하지 않으며, 재산상 손해가 없으면 정신적 손해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의 정다주 변호사는 "기지국 구축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 전국망 구축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은 일반적인 상식에 해당한다"며 "원고들이 제기한 여러 현상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이동통신 서비스 세대 교체기에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원고들이 이동통신 서비스의 일반적인 특성과 전국적 통신망 구축 과정의 태생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이어 5G 서비스 속도 저하에 관해서도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는 기지국 접속 사용자 수나 환경 등 여러 조건에 영향을 받아 계속적으로 변동한다는 현실적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피고는 이런 과도기적 현상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기술적 보완책을 일부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통3사는 'LTE 대비 20배 빠른 5G 속도' 광고도 허위 과장 광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피고 측 변호인은 "설령 표시 광고법 위반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의 재산상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통3사는 속도나 커버리지는 계약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SK텔레콤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클라스의 민경준 변호사는 "데이터 전송 속도나 가용 지역 등은 계약 및 이용 약관 사항이 아니고, 설명 의무 대상도 아니다"며 "설령 이에(설명 의무 대상에) 해당한다 해도 피고들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정보 제공 및 가용 지역 고지로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말했다. 계약상 의무 위반을 하지 않았으며, 불법 행위도 없었다는 것이다.  
 
민 변호사는 이어 "LTE와 5G 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오히려 현재의 5G 요금제가 더 저렴하므로 원고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5G 서비스 상용화 2주년을 맞아 시민단체들이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5G 불통 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정적 증거 될 '5G 통신 접속 실패 이력'…확보할 수 있을까
 
원고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원고들의 재산상 피해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인 '5G 통신 접속 실패 이력' 제공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신 접속 실패 이력은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나 LG전자, 애플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단말기 제조사에서 통신 접속 실패 이력 제공을 거부하고 있어 원고 중 일부가 관련 증거를 제출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김진욱 변호사는 "기존에는 단말기 제조사의 서비스 센터에 가면 통신 접속 실패 이력을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제조사 측에서 언젠가부터 이걸 안 해주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법정에도 원고 대리인의 소송 대리권 존부 확인이 도마에 올랐다. LG유플러스 측 변호인은 "원고들이 제출한 본인확인서는 발급기관조차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아 누가 어떤 의미로 발급했는지 알 수 없다"며 "이 재판이 대리인에 의해 주동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소송 대리권 존부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통3사는 법무법인 세림과 진행 중인 또 다른 5G 집단소송에서도 소송 대리권 존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 측 변호사에게 소송 대리장을 공증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변론 후 기자들과 만나 "원고들은 소송 대리권을 문제 삼아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화난사람들에서 소송에 참여하면 이통3사 서비스로 본인인증을 하게 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자사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했다. 
 
한편, 2차 변론은 오는 2022년 3월18일에 열릴 예정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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