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종인 '비토'에 윤석열 선대위 재검토…"결재 받나" 불만도
김종인·김한길·김병준·이준석이 베스트…"후보가 새 안을 갖고 김종인 설득"
2021-11-18 17:12:33 2021-11-18 23:45:0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국민의힘 내 혼선이 좀처럼 진정되질 않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17일 고심 끝에 1차 인선안을 도출, 총괄선대위원장에 내정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지만 두 사람은 이견을 보인 끝에 다시 조율키로 했다.
 
갈등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선대위 합류를 놓고 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표를 후보 직속기구인 국민통합위원장에 앉혀 호남 및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김 교수를 당연직의 이준석 대표와 함께 상임선대위원장에 올렸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인사와 함께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 손으로 돌아온 윤 후보는 18일 대외일정을 최소화한 채 고심을 거듭 중이다. 김한길·김병준 두 사람에 대한 애착이 커 쉽사리 무산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측근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노골화되고 있다. 한 의원은 "후보가 심사숙고 끝에 최종 결정을 한 마당에 뒤집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마치 결재를 받으러 가는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아무리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존중한다지만 이건 심하다"고 했다. 다만, 중론은 여전히 '김종인 원톱 체제'다. "지금 상황에서 김종인 선대위 체제가 무산되는 것은 재앙"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책의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준비할 예정"이라면서도 "김한길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으로부터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이 분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조율에 실패한 뒤 김 전 대표와 만찬을 하며 사정도 설명했다. 
 
윤 후보 측은 이를 두고 "후보의 애착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후보 직속의 기구를 둬 국민통합과 외연 확장을 시도한다는 건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한때 민주당 대표를 했던 분 아닌가. 통합에 있어 확실히 상징성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병준 교수 관련해서는 "김 전 위원장이 정 껄끄럽다면 또 다른 후보 직속인 미래비전위원장을 맡아 정책 전문성을 살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한길·김병준 카드를 쉽사리 버리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하마평 올라온 분들 중에 김 전 위원장과 아주 불편한 관계인 분들도 더러 있다"며 특히 "김병준 전 위원장이 과거 김종인 전 위원장한테 굉장히 세게 들이받은 그런 인터뷰들도 있고, 왜 그런 인터뷰들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노력해서 풀어야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 밑에 조직도상으로 있는데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말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7일 윤 후보와의 만남 자체를 부인한 뒤 국민통합위 관련해서도 "양극화 현상이 너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름만 내건다고 국민통합이 되냐"며 "인물만 몇몇 가져다가 통합위원장이라 앉혀 놓으면 통합이 되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실질적으로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 본질적인 것을 제대로 해결을 해야지 국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말로는 다 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뉴시스
 
 
상황이 꼬였지만 김종인 체제에 대한 윤 후보의 뜻은 확고하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핵심 측근은 "어렵게 지금까지 왔는데 (김종인 체제를)엎어버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며 "후보가 새로운 안을 갖고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편한 관계인 김병준 교수를 미래비전위원장으로 이동시켜 김 전 위원장의 심기를 헤아려 주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큰 틀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좌장에 놓고 외연 확장을 위해 김한길 전 대표를, 정책 쪽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을 배치하며 이준석 대표를 통해 청년표심에 호소하는 것이 그릴 수 있는 베스트"라고 말했다.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을 흔들 수는 없다는 얘기다. 김 전 위원장의 노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총괄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선대본부장의 체계도 바뀔 수 있다. 이준석 대표 역시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언급되는 인사들의 이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설득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장이 말씀하신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서포트를 하기 위해 우리가 새로운 조직도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목표가 생기면 정치인의 구원은 대사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김 전 위원장이)어떤 분들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은 과거 일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김한길·김병준 카드에 대해 "선거라는 건 총력전이다. 당 중심으로 하지만,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중진의원들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는 권성동 신임 사무총장을 비롯해 주호영, 김태호, 윤한홍, 하태경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태호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찬 주제와 관련해 "선대위 관련해서는 '시옷자'도 안 나왔다"며 "통합적 시각을 모아서 그렇게 한 번 (정권교체를)꼭 이뤄보자 그런 마음을 모은 자리였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인선안 거부에 대해선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는데 어차피 막바지에 와 있다"며 "선대위의 모습이나 상징성을 담아내는 과정이지, 갈등으로 볼 필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권성동 신임 사무총장이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중진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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