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을 치를 선거대책위원회 1차인선 발표를 앞두면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선대위를 총지휘할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에는 예상대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름을 올린다. 김종인 견제 카드로 주목받았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도 선대위에 합류한다. 갈등을 빚었던 당 사무총장에는 권성동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인선을 놓고 막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윤 후보는 16일 초선 의원들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을 내일 발표하느냐'는 질문에 "잘못된 보도다. 아주 늦진 않지만 내일 발표할 사안은 아니고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며 "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의견을 들으면 점점 더 나은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서두르진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도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17일 선대위 인선 발표는 안 될 것이다. 큰 틀의 조직 구성도라든지 이 정도는 있을지 몰라도, 더 있어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선대위 구성을 위한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로 향했다. 윤 후보는 당사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인사나 선대위 조직에 대해선 지금 확인을 하나도 할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갈등은 없고 조만간에 다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 원희룡 전 제주지사, 나경원 전 의원, 권성동 의원 등이 속속 당사 5층에 있는 대선후보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 임명 시기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인데, 수일 내로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주 중에 선대위 공식 발족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데, 큰 무리 없이 주말까지 선대위를 발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근식 윤석열 캠프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15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물밑에서 윤석열 후보하고 김종인 위원장 사이에 선대위의 큰 대략의 틀은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뉴스토마토>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구체적 인선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권성동, 당 사무총장까지…'막강 실세' 재확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4명의 총괄본부장에는 권영세 의원을 포함한 2명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야별 총괄본부장 후보로는 권 의원을 비롯해 5선의 주호영 의원, 원외에서는 김용태, 나경원, 임태희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비공개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역할을 제안 받았는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그렇다"며 "어떤 이름이나 명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선 승리를 위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모두들 힘을 합쳐야 되는 때고, 저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사무총장은 권성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이준석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의 거취를 놓고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갈등을 빚었으나, 두 사람이 40분간 비공개 회동을 통해 윤 후보 측 권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키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이 당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 윤 후보 의중대로 당의 재정과 인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경선캠프에서 실세로 군림했던 권 의원이 또 다시 중용되면서 윤 후보 복심임을 대내외에 알리게 됐다.
이에 대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후보 입장에서 당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본 것 같다"며 "당이 총동원돼 질주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여러가지로 걱정스러워 자신이 직접 지휘할 수 있는 사무총장을 임명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김 최고위원은 권 의원 역할에 대해 "사무총장은 당내 인사·재정, 전략 문제에 있어서 총괄 실무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후보 입장에서 가장 신뢰하는 분이라면 사무총장을 맡아서 대선 국면에서 당의 살림살이를 맡는 것은 필요하다"고 했다.
권 의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되는 후보 비서실장을 누가 맡을 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앞서 윤 후보는 장제원 의원을 권 의원 후임으로 앉히려 했으나,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김병준 합류, 직책은 고민 중"…원희룡 합류, 홍준표·유승민은 거절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선대위 합류도 사실상 결정됐다. 다만 상임선대위원장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교수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오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위원장에게 보고를 하는 (상하)관계가 돼 버린다"면서 "아예 선대위에 새로운 기구를 따로 만들어 김 교수를 모시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과거 김 교수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썩 좋지 않다.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을 펼쳤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선대위에 합류해 윤 후보 당선을 돕는다. 윤 후보는 이날 원 전 지사를 만나 조찬을 하며 선대위 구성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원 전 지사는 함께 대선을 치르기로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야기를 했다"며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얘기 좀 했다. 본인도 또 어떤 식으로 함께할 지 조금 고민을 해보겠다고 해서 오늘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홍준표·유승민, 두 경쟁자는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다. 원팀 기조에도 금이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위해 1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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