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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비중 높여도 이 종목은 갖고 해 넘기자”
자동차·철강·정유 긍정적 시각…"소외주 5G장비·음식료에 관심"
조선, 업황 개선 한목소리…주식 매수 의견은 엇갈려
2021-11-15 01:10:00 2021-11-15 01:1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올해 증시 마감을 한 달여 앞두고 조정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말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의식해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에게 현금비중 높이기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일부 종목군들은 보유한 채로 해를 넘길 것을 조언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유명 개인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손꼽는 종목들은 대체로 올해보다 내년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 및 섹터에 속해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야는 위드 코로나의 대표 수혜업종인 여행, 호텔, 카지노다. 이에 속한 관련주들 주가는 이미 많이 회복한 상태지만 실제로 여행 규제가 풀리고 영업이 정상화된 뒤에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투자자 A씨는 “억눌렸던 여행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상황이 나타날 경우엔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카지노 종목에 주목했다. B씨는 “실적회복 속도는 내국인을 받는 강원랜드가 빠르겠지만 기대감은 외국인 전용인 파라다이스, GKL 쪽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서 3분기에도 200억원 이상 이익을 남겼지만 파라다이스와 GKL은 순손실을 이어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종도 시간이 지나면 풀릴 문제라는 점에서 추천이 많다. 현재 생산차질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가동률이 올라오고 있고 판매단가와 이익률 높은 차종 판매가 늘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EV(전기차)로의 전환속도가 주가 상승의 결정변수로 작용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현대차를 톱픽으로 꼽았지만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아를 우선순위에 놓았다. 기아는 인도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높은 고정비와 감가상각비 부담으로 실적개선폭이 제한적이라는 것. 실적 대비 주가(PER)도 기아가 6.5배로 9배인 현대차보다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호주의 갈등, 여기에 ‘ESG’가 맞물려 불이 붙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그 파장의 끝단에 있는 종목들에도 시선이 모인다. 두 나라의 갈등은 중국 내 전력난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철강, 친환경 발전 요소수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C씨는 “중국의 철강 수출 제한으로 국내 철강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내년에도 이럴 것 같다”며 “지금 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주요 철강주들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규제를 하고 있지만 결국엔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지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아직 먼 얘기지만 지금 한전기술 주가가 뛰는 것도 그런 예상을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D씨는 ESG 시대에 발맞춰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태양광을 키울 수밖에 없다며 오래 전의 대장주 OCI를 불러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주식투자전략에 대해 “중국 공급망에서 미국 공급망 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풍력발전주인 씨에스윈드를 톱픽에 포함시켜 눈길을 끌었다.  
 
 
E씨는 금리 상승이 확실시된다며 은행주를 추천했다. 경기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물가 상승 때문에라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도 오는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소비회복과 유가강세 지속을 예상하고 정유주를 선택한 투자자도 적지 않다. 3분기 정유사들은 대폭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는데 여기엔 윤활기유 마진의 힘이 컸다. 이제 위드 코로나로 차량운행이 늘어나고 항공 수요도 정상화되면 전체 마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투자자들이 정유주를 택한 이유다. 겨울철 난방용 또 발전용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정유사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F씨는 미국과 중국 등의 인프라 투자를 근거로 건설장비주를 거론했다. 그는 “건설주에도 관심이 많은데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G씨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는 물론 국내 투자도 예상된다며 통신장비주를 유망주로 손꼽았다. G씨는 “통신회사들이 5G폰 팔아놓고 실제로는 5G 투자를 안 해서 장비주들이 추락했는데 이거 결국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무상태가 열악한 것도 아닌데 유상증자를 진행한 장비업체들이 있다”며 “이런 것이 통신사들의 투자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G씨는 제약·바이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환자 모집에 차질이 생겨 임상을 제대로 못한 곳들이 많다”며 “임상이 지연된 기업들 중에서 주가 뛰는 종목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H씨는 음식료주를 골랐다. H씨는 “농산물가격 상승 영향으로 농심, 오뚜기 등도 판매가를 인상했는데 지금은 마진이 크지 않지만 일정 기간 후에 곡물가가 하락하면 이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음식료주들은 장기간 소외돼 있는데 참고 기다리면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H씨는 지주회사 할인을 감안해도 너무 싸다는 이유로 농심홀딩스를, 본업 외 자회사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동원산업도 함께 예로 들었다. 
 
많은 이들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는 조선업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올해부터 선박 수주가 본격 시작됐고, 무엇보다 조선업계가 고대하던 카타르발 LNG선 발주가 나와 조선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조선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H씨는 “환경 규제 영향으로 글로벌 선주들의 발주가 1~3년 앞당겨진 것 같다”며 “올 하반기 신조선가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보다 2배 더 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주가도 몇 년에 걸쳐 그보다 더 오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C씨는 “선박 수주는 내년에도 계속 나올 거고 신조선가와 후판가격은 예전 한창 잘나가던 때와 비슷하지만 인건비가 너무 올라서 과연 마진이 남을지 모르겠다”며 “조선주보다는 차라리 조선기자재 쪽이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에 응한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트렌드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표현은 달랐지만 올해 좋았던 주식과 업종이 내년에도 좋을 가능성보다는, 올해 철저하게 소외됐던 주식과 섹터가 내년에 더 좋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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