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누구?…'늦깎이 검사'에서 '제1야당 대선후보'까지
모의재판서 전두환 무기징역 선고…'8전 9기' 사시 패스
'강골검사' 활약, '공개항명'으로 좌천…국정농단 특검 후 검찰총장까지
조국사태로 정부·여당과 대립…정치입문 4개월, '공정·정권교체'로 승부
2021-11-07 16:47:13 2021-11-07 16:47:13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소년은 법대에 진학했다. 사법고시 패스까지 9년이나 걸린 늦깎이 검사였지만 정의를 위해서라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는 것도 불사하지 않았다. 권력에 밉보여 평검사로 좌천됐지만 굴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의 책임자인 검찰총장이 됐고, 검찰개혁을 두고 정권과 사사건건 충돌을 빚다 임기를 남겨두고 사퇴했다. 이후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소년, 윤석열이다. 그는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다.
 
윤석열은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가 대학생 2학년 재학중 12·12사태를 주제로 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사건으로 윤석열은 경찰 수배를 피해 외가가 있는 강원도 강릉으로 3개월간 피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을 '9수' 끝에 합격한 뒤 찍은 사진/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은 '신림9동의 신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학다식하고 동기·후배 고시생들과 토론하기를 즐겼다. 그만큼 법에 빠져 살았지만, 매번 사법시험 2차 시험에서 낙방했다. '8전 9기' 끝에, 아홉 번째 시험인 제33회 사법시험에서 윤석열은 합격한다.
 
1999년 김대중정부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발령받은 윤석열은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을 맡았다. 김대중정부에서 경찰 실세로 꼽혔던 박 국장이었다. 윤석열은 개의치 않고 그를 소환해 하루 만에 자백을 받아냈다. 당시 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없게끔 철두철미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심문하는 모습에 박 국장은 영장실질심사 등을 모두 포기했다고 한다. 윤석열은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들이밀 수 있다는 성정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시작으로, 2004년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 모두 구속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을 수사했다. 윤석열은 특유의 선 굵은 수사 스타일로 대형 사건 수사마다 차출됐다. 그 덕분에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사 시절 했던 역대 대통령 및 측근 관련 수사들/SBS '집사부일체' 화면 갈무리
 
윤석열 이름 석자가 전국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다. 일명 '공개항명'이었다. 당시 윤석열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작심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윤석열은 이 사건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평검사로 2014년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지만,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골 검사' 이미지를 대중에 제대로 각인시켰다. 
 
윤석열은 2019년 7월25일 검찰총장에 임명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에게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부터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등 적폐 청산을 위한 수사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청와대·여권과 멀어지다 못해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2020년 1월2일 임명된 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끊임없이 대립했다/뉴시스
 
이후 조 전 장관 후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월2일 임명되면서 윤석열은 문재인정부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추 전 장관은 청와대·여권 수사를 담당했던 윤석열의 참모진을 인사 단행으로 와해시켰고,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석열의 추천 인사를 모두 승진에서 배제했다. 이후 추 전 장관과 윤석열은 계속 대립했고, 계속된 '추·윤 갈등'에 결국 윤석열은 지난 3월4일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지 588일 만이었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석열은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에 섰다는 이유로 자연스레 야권 대장주로 꼽혔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로 우뚝 섰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차례 연달아 패하면서 집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향해 숱한 러브콜을 보냈다.
 
사퇴 후 3개월 정도 재정비의 시간을 보낸 윤석열은 지난 6월29일 윤봉길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 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윤석열의 이력과 행보에 당심은 확실히 응답했다. 민심은 당심과 달랐기에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민심을 설득하는 건 윤석열이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정치에 입문한 지 이제 4개월밖에 안 됐음에도, 윤석열이 공정과 정의를 위해 소신을 지켜온 모든 행적들은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를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시켰다. 그리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명실상부한 대선 후보가 됐다. 1987년 체제 이후 최초의 국회 경험 없는 0선 제1야당 대선후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된 후 당 점퍼를 입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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