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피해 제각각인데…"일괄 적용·인당 천원 수준 KT 보상안, 기대 못미쳐"
5만원 요금제 기준 1인당 약 1천원…소상공인은 7천~8천원 수준
"개개인 피해 반영하지 않은 일괄적 보상액…수준도 미약"
입력 : 2021-11-01 13:27:43 수정 : 2021-11-02 08:49:14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KT가 통신 장애 발생 일주일 만에 보상안을 내놓았지만, 비대면 시대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을 겪은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상공인 단체와 소비자 단체는 피해 규모가 제각각인데 보상 기준을 일괄 적용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도 주장했다.  
 
박현진 KT 네트워크혁신TF 전무가 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지사에서 열린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관련 설명회에서 고객 보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KT가 1일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고객보상안 설명회'에서 발표한 피해보상안에 따르면, 개인·기업 고객은 최장 장애시간인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을, 소상공인 고객은 서비스 10일을 기준으로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5만원 요금제 가입자 기준 약 1000원을 보상받고, 소상공인 가입자는 평균 7000~8000원을 감면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상 규모는 소상공인이 가입한 400만 회선 포함 약 3500만 회선이다. 보상은 별도의 접수절차 없이 오는 12월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분에서 일괄 감면된다. 
 
박현진 KT 네트워크혁신TF 전무는 "총 피해액이나 보상 규모 등은 아직 최종 계산이 덜 된 부분이 있고, 소상공인에 대한 수치 부분에서도 증가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350억에서 400억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0월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KT의 보상안이 공개되자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했다. 한시간 넘는 통신 장애로 겪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고작 1000원 보상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구현모 KT 대표의 "약관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고 한 약속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보상안이 나왔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소비자 단체들은 보상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상의 범위나 산정 기준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배상이나 보상 관련 약관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보상금액 자체가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 너무 적다"며 "추가로 손해 입은 사람들의 소명을 받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배상받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와닿는 손해배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관 외 보상이긴 하지만, 장애 시간을 기준으로 요금만 감면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서비스 산업이 바뀌어 감에 따라 서비스 내용과 그 보상 범위들도 더 업그레드 돼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없어 문제가 있다"며 "특히 KT는 아현사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관을 유사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보상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KT 측에서 "개별 고객의 불편과 정도 등이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객관적인 확인이 어려워 신속하게 보상해드리고자 일괄 보상 드림을 다시 한번 양해 부탁드린다"며 "저희로서는 보상에 대한 종합적 판단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통신 소비자들은 비대면 시대에 요금을 기준으로 한 보상금 산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윤 사무총장은 "(인터넷을) 한시간 사용 못 한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크나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을 텐데, 개개인의 피해 정도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보상금을) 산정하는 기준을 일괄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타당한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10월25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KT 접속장애로 인한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소상공인 관련 피해 보상 기준을 일괄 적용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KT가 "예외적인 전담 콜센터 등을 통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통신망을 이용한 카드나 페이 결제가 100%에 가까운 시대에 한 시간 넘게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한 것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춘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결제가 안 되면 장을 보고 나오시는 분들이 물건을 두고 나가셔 매출과 직결되고, 클레임은 각 점포에서 자영업주들이 감당해야 한다"며 "그게 단지 7000~8000원으로 환산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아현국사 화재 때도 KT가 미온적인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며 "자영업자 손실금 등에 적절 타당한 금액을 다시 한 번 검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윤식 소상공인연합회 정책전문위원도 "KT 아현국사 화재 사건 때도 그렇고 요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보상안을 준 것"이라며 "이렇게 전국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며칠 이런 단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3개월, 6개월 이런 식으로 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KT도 약관 개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박현진 전무는 "약관 보상 기준란 부분이 올드하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약관과 관계없이 적용했다"며 "전향적으로 저희뿐만 아니라 규제 기관, 타 통신사들과 선진화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 대표도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비대면 사회에 통신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좀 더 개선이 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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