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권유승·김응태·신병남 기자] 25일 오전 한 때 발생한 KT 인터넷 장애에도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복수 회선망 등을 유지하고 있어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카드사의 경우 전국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먹통되는 현상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민원이 제기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행의 경우 복수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어 전산장애에 따른 관련한 문제는 현재까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등 주요 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오후 2시 기준 자체 전산장애에 따른 고객 피해 발생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고객 휴대전화가 먹통이돼 은행 앱이 정상적으로 구동하지 않거나, 개인정보 인증 링크가 열리지 않는 등 관련한 불편이 있다는 민원들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분이 사용하시는 스마트폰 통신사가 KT다 보니 이 때문에 당행에 연결이 안된다는 민원은 접수됐으나 자체 전산 문제로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며 "당행은 통신 3사 전산망을 모두 열고 있다"고 부연했다.
보험업계도 큰 이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금 지급 등 주요 업무 자체가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만큼 짧은 전산 장애로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내에서 KT를 사용하진 않는다"면서 "개별적으로 KT를 사용하는 설계사들의 경우에는 잠시 계약에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다. 다만 아직까진 피해 보고가 들어온 건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KT 외에도 복수회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산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했다. 이 밖에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설계사들도 대부분 큰 문제가 없다는 상황이다. 한 전속 설계사는 "잠깐의 먹통으로 업무상 큰 불편함이 생기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장애가 발생한 시간이 설계사들이 주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PT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잠깐의 불편함은 있을 수 있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드 결제 오류가 속출하면서 일부 카드사들에게 민원이 일고 있는 중이다.
이날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A씨는 "카카오톡 통신이 버벅거리더니 카드 결제까지 안 돼서 식당에서 계좌이체 해줄 수 있냐고 했는데 은행 앱도 먹통이어서 당황했다"며 "차에 놔두고 온 지갑을 가져와서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도 "점심에 식당에 입장하면서 QR코드 체크인부터 안 됐다"며 "결제도 현금으로 내고 왔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이외에 모바일 결제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배달 플랫폼에서 온라인 결제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호소하는 사례도 왕왕 등장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 역시 커뮤니티에서 "여전히 결제가 먹통인데 다른 편의점은 어떠냐”며 확인하는 등 혼란이 지속됐다.
카드사들은 이번 먹통 사태로 일부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결제 시스템상 오류가 아닌 인터넷망 문제라고 설명했다. KT 통신망이 회복돼야 오류가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KT 통신망 마비로 카드사 입장에서도 피해를 본 입장이다"며 "문의가 있어도 인터넷 인프라망 문제이다 보니까 따로 대응할 수 있는 게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인터넷 쪽만 문제가 있었고 전용선으로 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었다. 결제원은 은행과 통신할 때 전부 전용선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는 각 상점에 단말기들이랑 가운데 밴사를 거쳐 연결되는데 영세한 곳은 거의 인터넷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KT전산장애와 관련해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DDoS) 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KT 네트워크 마비 사태가 발생한 2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 카드 결제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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