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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우주 독립의 꿈'…턱 없이 부족한 예산·민간 참여도 높여야
'누리호' 절반의 성공에 우주강국 기대…과제도 산적
우주산업 예산 규모, GDP 0.04% 불과
민간 참여 환경 조성…기술력 축적, 비용 절감 필요
프로젝트 실패 시에도 재시도할 수 있는 토양 조성도 절실
2021-10-22 15:53:15 2021-10-22 18:59:5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누리호'의 부분 비행 성공으로 우주시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향후 우주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민간 참여 확대와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발간한 '세계경제 포커스-우주 탐사 및 개발의 국제협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제 우주 협력과 민간 우주산업 경쟁에 우리나라 역시 핵심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민간의 우주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지난 21일 이륙 이후 700㎞까지 궤도에 진입해 위성모사체 더미 위성(Dummy)을 정상 분리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누리호는 지난 12년에 걸쳐 순수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된 첫 우주발사체인데다, 이륙 후 비행 절차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누리호의 비행은 향후 우리나라의 우주강국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KIEP는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성장을 위한 극복 과제가 아직 많다고 진단했다.
 
KIEP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우주산업 예산 규모는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0.21%), 러시아(0.2%), 프랑스(0.14%), 독일(0.06%), 일본(0.06%)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전년대비 5.9% 상승했지만, 우주 탐사 및 우주 생태계 조성 부문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전체 연구개발(R&D) 예산 대비 우주 관련 예산도 2016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간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우주 개발은 최근 민간 주도로 변하면서 기업들이 우주산업에 진입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 스페이스는 주로 정부가 주도했던 중앙집권적 우주산업을 민간 투자 파트너와 기업이 주도하면서 분권화되는 새로운 흐름을 뜻한다.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블루 오리진)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버진 갤럭틱) 등 억만장자들이 자회사를 통해 우주산업에 진출하면서 뉴 스페이스를 개척하는 양상을 보인다.
 
더욱이 2030년 우주산업 규모는 1조4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기업은 우주개발을 통해 이동통신, 우주여행, 광물탐사 등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주개발 산업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민간기업 수는 61개로, 이는 전 세계 대비 0.006%에 그치는 수준이다. 미국(52.1%)이 5582개로 가장 많고, 영국(5.7%), 캐나다(4.5%), 독일(3.8%), 인도(3.4%), 중국(2.7%)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따라서 국제 우주협력과 민간 우주산업 경쟁에 우리나라 역시 핵심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민간의 우주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이예림 KIEP 국제개발협력센터 글로벌전략팀 연구원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도 우주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시장 경쟁을 통한 기술력 축적과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재정·제도적 안전장치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발간한 '세계경제 포커스-우주 탐사 및 개발의 국제협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제 우주 협력과 민간 우주산업 경쟁에 우리나라 역시 핵심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민간의 우주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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