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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날개 달고 러시아펀드 ‘훨훨’
러시아ETF 연초후 46% 상승…겨울 앞두고 유럽 재고 부족
2021-10-08 12:20:00 2021-10-08 12:2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증시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천연가스 초강세 덕분이다. 오랫동안 소외됐던 러시아 투자 펀드들도 돋보이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추운 겨울을 앞둔 EU 국가들의 가스 재고도 부족해 이 같은 강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00만BTU(MMBtu)당 5.68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시세는 하루 전만 해도 10% 넘게 급락하기도 했지만 그 전날인 5일에는 6.312달러를 기록, 12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최고기록을 쓴 뒤 잠깐 조정했지만 아직 상승세가 꺾였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시세는 올해 들어서만 600% 뛰었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물론 2008년에는 13달러를 넘은 적도 있으나 오랫동안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가격대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낳고 있다.  
 
<자료/ 뉴욕상업거래소(NYMEX)>
 
 
이같은 강세 행진 덕분에 러시아 증시가 활짝 갰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이며 이중 90%를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이 생산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 주식시장 1등 기업이기도 해 가즈프롬 주가에 따라 전체 증시가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러시아 주가지수 RTS는 작년말 1387.46에서 지난 7일 1853.99로 상승, 올해에만 33.6%나 올랐다. 그 영향으로 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들도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대부분 2010년 이전, 금융위기를 전후한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에 출시됐다. 그 이후로도 신흥국을 대표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상품들은 간간이 나왔지만 러시아는 10년 이상 투자자들에게 거의 잊힌 상품이나 다름없다가 최근에야 천연가스가 달리면서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러시아 펀드 중 가장 설정액을 자랑하는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 펀드는 연초 이후 42.77%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지난 한달 동안에도 6.83% 수익률을 쌓았다. 설정일(2007년 5월21일)이 가장 빠른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8.52%로 이보다 조금 낮다.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막내뻘인 KINDEX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다. 유일하게 2017년 3월에 출시된 상품으로 작년 말 2만5000원에서 7일 3만6535원으로 46% 올랐다. 오늘도 개장 초부터 3%를 넘나드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KINDEX러시아MSCI ETF는 ‘MSCI 러시아 25% Capped Index’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업종 구성에서 에너지가 44.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재와 관련된 기초소재 비중도 약 18%에 달해 유가와 천연가스 등 각종 원자재 시세가 강할 때 주가도 좋은 흐름을 나타낸다. 
 
<출처/ FundGuide>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 후에 잠시 숨고르기 중이지만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주요 소비국인 EU 국가들의 재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다. 유럽 국가들은 가스관 ‘노드스트림’을 통해 천연가스 사용량의 9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가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겨울을 앞두고 재고량이 10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져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더구나 가즈프롬의 부회장이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국 내 저장을 늘리고 있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다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동준비에 들어간 새로운 가스관 ‘노드스트림2’를 이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가스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독일로 공급하는 이 프로젝트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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