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 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급증하는 가계빚과 집값 폭등 등 금융불균형 우려에 '금리 카드'로 제동을 건 셈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75%로 내린 이후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췄다. 이후 지난달까지 9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것은 작년 5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금리를 높인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로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이후 세 번째 인상이기도 하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이달부터 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겠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다.
이달 3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빠른 시일 내에 현재의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8월과 10월 인상 시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최근 불안정한 물가, 환율, 부동산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유동성 축소가 요구된 점도 한 몫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늘어난 부채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우려가 컸다.
가파른 가계빚 증가에 따른 압박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높인 주된 배경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7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반면, 코로나 여파 속에 기준금리 인상카드로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은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대 안팎을 기록하고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 호조세와 백신접종에도 속도가 붙고 있어 코로나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0.00∼0.25%)와의 격차는 0.5∼0.75%포인트로 벌어졌다.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는 10월 12일, 11월 25일 등 두 차례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이주열 총재가 이날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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