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 등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반면 국내 증시는 패닉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반등에 힘입어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마저도 예상을 빗나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28.20포인트(0.89%) 내린 3143.0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이후로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수는 3140선까지 추락했다. 매수 주체로는 외국인이 4118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도 1329억원을 동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이 5886억원을 순매수했다.
간밤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02포인트(0.31%) 오른 3만5625.4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71포인트(0.26%) 오른 4479.7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 모두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신기록 잔치를 이어갔다. S&P500 지수는 코로나19 대유행 공포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3월23일 최저점에서 이날까지 100% 올라설 정도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의 호조와 지난주 증시의 과도한 급락에 따른 재반등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장 시작 전부터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1% 넘는 급락세가 과도했다는 인식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주들의 급락세가 진정됐다는 점도 최근 센티멘트가 급격히 악화된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 반등세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전거래일 보다 0.27% 하락하면서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 5일 이후 외인 매도 공세에 9일 보합을 제외하면 7거래일 내림세다. SK하이닉스 역시 장 초반 상승 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보합(1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은 면했지만 지난주의 패닉 회복을 위해선 가야할 길이 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대형주도
카카오뱅크(323410)(14.10%)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95%)를 제외하고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레벨 다운의 주된 원인 중 하나였던 반도체 업황과 실적 불안은 주가 급락으로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지난주 급락세는 진정될 전망이며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는 저점 확인 과정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리스크 사태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카니스탄 사태로 인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인프라 투자 정책을 중심으로 한 바이드노믹스 추진 기대감 약화와 함께 외교적 불똥이 대중 관계로 튈 수 있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의 주요 배경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테이퍼링 경계감’이라고 판단한다”면서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봐야 하며, 매도 규모는 약 5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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