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풍경)웃음으로 몰아내는 코로나블루, 뮤지컬 '비틀쥬스'
1988년 팀 버튼의 영화 원작…미국 이외 해외 라이선스 한국 최초
입력 : 2021-07-19 16:08:39 수정 : 2021-07-19 16:42:2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988년 팀 버튼의 영화는 무대 위 꿈틀거리는 새로운 마술이 됩니다.
 
2019년 처음 선보여 뉴욕 브로드웨이를 휩쓴 '비틀쥬스'. 뮤지컬계 오스카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은 팀 버튼 원작을 잊을 정도의 화려한 무대연출과 각색, 의상, 안무, 음악이 압권입니다.
 
당초 기술 구현 문제로 개막을 두 차례 미루는 우여곡절을 딛고 마침내 국내 상륙했습니다. 미국 이외 해외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이 처음입니다.
 
예주열 CJ ENM 프로듀서
"비틀쥬스라는 작품 브로드웨이 올라가고 처음 봤을 때, 브로드웨이 모든 기술의 최고 스텝들이 모여서 탄생시킨 작품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프로덕션 탄생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비틀쥬스 같은 좋은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어요. 코로나 상황으로 즐거움을 찾기 힘든 한국 대중들에게 비틀쥬스를 보는만큼은 짧지만 즐겁고 지금과 같은 우울한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코로나 종식 이후 분명 뮤지컬계나 문화계가 한발짝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극은 추락 사고로 유령이 된 부부 '바바라'와 '아담' 신혼집에 낯선 이들이 이사오며 시작됩니다. 부부는 98억 년 동안 저승에서 쫓겨난 '선배 유령' 비틀쥬스와 만나고, 낯선 이들과 삶과 죽음의 경계,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 타래들을 풀어갑니다.
 
유준상과 정성화가 배역을 맡은 비틀쥬스 존재감은 알라딘의 '지니'가 연상될 정도입니다. 손을 까딱하면 조명이 켜지고, 무대가 빠른 속도로 전환됩니다. 쉴새 없이 조잘대며 무대와 객석 사이 장벽을 뚫는 MC 역할도 합니다. "전세자금 빼 비트코인에 넣자"거나 "코로나 검사가 지겹다"는 각색에선 오늘날 시대상도 아른거립니다.
 
유준상(비틀쥬스 역)
"저는 처음에 이 대본을 받고 작품 세계관에 대해서 많이 놀랐어요.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재밌고 유니크하게 만들 수 있지 싶었어요. 저희 나이도 이제 많이 됐듯이 삶과 죽음 외로움에 대해 느끼고 있던 시기인데, 대본을 보면서 삶과 죽음 외로움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해준다면 코로나 시기에 정말 큰 위로가 될 것이고 너무 환상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도전해봐야지 생각이 들었고.."
 
한국 프로덕션에 합류한 해외 창작진이 국내 정서, 유머에 맞게 각색했습니다. 
 
맷 디카를로(비틀쥬스 연출)
"이 작품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엔 문화적 요소가 강하게 묻어 있다. 번역에 신경 많이 썼다. 원작의 뉘앙스와 유머가 한국 정서에도 어울리게 번역하는 작업을 여기계신 배우분들과 하면서 만들어 갔다. 작업 과정도 즐겁게 이어가고 있다. 저희가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배우분들은 저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워간다고 하시지만 저 또한 배우분들에게서 배워가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250억원 제작비를 투입한 만큼 무대는 블록버스터급입니다. 접혔다 펼쳐지는 세트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소품들, 공중부양하는 배우들의 모습들은 거대한 서커스를 보듯 화려합니다.
 
코너 갤러거(비틀쥬스 안무가)
"1년 동안 미국에서 공연을 하지도 못하고 공연을 실제로 보지도 못했는데 한국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일을 하게 돼 진심으로 기쁩니다. 저희가 브로드웨이에서 작품을 처음 만들었을 때도 개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한국에 올 땐 단순히 브로드웨이 작품을 그대로 들고 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 배우들의 개성과 능력에 맞게 새로운 안무를 짜고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게 굉장히 큰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에 맞게 변주되는 배경음도 다채롭습니다. '가위손' OST 대니 앨프만에서 영감을 받은 호주 출신 작곡가 겸 작사가 에디 퍼펙트가 18인조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춘 음악은 다분히 미장센입니다. 가스펠, 소울, 스카, 스윙 재즈, 인도 전통음악, 데스메탈 등으로 표현된 다양한 넘버들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맷 디카를로(비틀쥬스 연출)
"저희 작품의 주제는 사랑 가족 그리고 슬픔을 극복하는 것, 우리가 남들 눈에 보여지길 원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격리도 하고 외로움도 많아진 상황에서, 전 세계인들이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 관객들이 이 작품을 빨리 보셨으면 한다. 특수효과, 넘버들, 세트 디자인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코로나 블루를 잠시 잊을 웃음과 흥이 넘쳐납니다. 6일 개막한 뮤지컬은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어집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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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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