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대비' 2분기 은행채 6배↑
4대은행 10조3000억 조달…LCR비율 준수·만기도래 채권 차환용…코로나 4차 대유행 변수 될수도
2021-07-13 16:56:31 2021-07-13 16:56:3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경제지표 개선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본 은행들이 2분기 채권 발행을 늘려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인상 시기가 전망과 달라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2분기 발행한 은행채 규모는 10조3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500억원 보다 629.3% 증가했다. 2분기 발행량은 1분기 8조1600억원 보다 2조원 이상 많은 데다 부동산 가수요, 증시·암호화폐 투자 수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거셌던 지난해 4분기 발행 규모(12조7400억원)에도 비견되는 규모다.
      
은행은 자금운용을 위해 예·적금 등 수신 상품으로 유동성의 80%가량을 채우고 나머지는 은행채 발행을 통해 충당한다. 수요예측 실패 시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이 있어 신규 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 목적에 따라 발행 후 만기연장을 위해 재발행 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가계대출 급증에 따라 은행채 발행을 늘려 유동성을 채웠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연간 자금운용 계획에 따라 채권발행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데 지난해에는 금리가 낮아 수신 규모는 줄고,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시장금리가 낮은 데다 상대적으로 은행채에 대한 높은 수요가 낮은 조달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 들어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 따라 건전성 중심의 대출 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9.9% 원화대출 성장률을 보였던 국민은행은 1분기 직전분기 대비 0.3% 성장에 그칠 정도로 보수적인 대출 영업에 돌입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2%대 성장률을 보였는데, 증권가에서는 4대 은행의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2분기 채권 발행 증가는 대출 재원 마련보다는 규제 비율 준수와 지난해 급증한 은행채의 만기 도래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분석된다.  
 
일단 정부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완화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로 예고돼 있다. LCR은 위기 상황에도 은행이 한 달은 버틸 수 있는 고유동성자산을 보유했는가를 살피는 지표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은 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규제 기준(100%)을 85%까지 낮춘 상태다. 1분기 4대 은행의 평균 LCR은 91.3%로 이 기준을 맞추는 데만 수조원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연말까지 예고된 은행채 만기 규모가 4대 은행만 8조6100억원에 달한다. 재무상황에 따라 상환 내지 롤 오버(차환)를 선택하는데, 차환할 경우 지난해 평균 0.82% 금리로 발행된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 이미 6월말 하나은행이 발행한 1500억원의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85%로 6월초 0.77%로 발행한 타행들보다 금리가 올랐다. 채권금리가 오르기 전 미리 현금을 쌓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 발발로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밀릴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다가온다. 이르면 8월쯤 조정이 가능하단 시장 관측에 따라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시장상황에 따라선 금융당국이 LCR 규제 완화시기를 재차 연기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자칫 선제적 자금 확보가 손실로 다가올까 은행들은 긴장하는 양상이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대비해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자금 운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4단계 시행 첫 날인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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