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하는 공식 경쟁작 24편 가운데 한 편인 ‘베네데타’가 첫 스크리닝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10일(현지시각) 오전 11시 팔레 데 페스타발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주인공 ‘베네데타’역의 배우 비르지니 에피라를 비롯, 다프네 파타키아, 클로틸드 쿠로 등 출연 배우들 그리고 시나리오를 작가 데이비드 비르크, 프로듀서를 맡은 사이드 벤 사이드가 참석했다.
(좌로부터)'베네데타'역의 배우 비르지니 에피라, 폴 버호벤 감독, '바톨로매아'역의 배우 다프네 파타키아. 사진/신혜진 특파원
‘원초적 본능’과 ‘쇼걸’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논란과 이슈를 만들었던 82세 거장 폴 버호벤 감독은 이번에는 ‘레즈비언 수녀’란 강력한 논란거리를 갖고 칸을 찾았다. 공식 경쟁분문에 올라 경합 중인 ‘베네데타’에 대한 현지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스토리는 17세기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에 실존했던 신비주의 수녀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염병이 돌면서 수녀원에 들어간 어린 ‘베네데타’는 종교적 환상을 보고 기적을 행하며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원에 ‘바톨로매아’란 처녀가 들어오게 되면서 ‘베네데타’와의 사랑이 시작된다.
프랑스 영화잡지 ‘쿠와제트’에 실린 영화평론가 12명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별 하나도 아깝다’는 의견과 ‘황금종려상으로 적극 추천한다’는 평가가 반반이다.
영화 '베네데타' 기자회견. 사진/신혜진 특파원
이런 논란을 반영하듯 기자회견에서도 신성모독, 과도한 노출, 선정적인 성관계 장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감독은 이런 질문들에 다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실제로 일어난 일이 어떻게 신성모독일 수 있나. 실제로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다. 신성모독이란 말은 바보 같다”고 말했다. 여배우들의 과도한 노출에 대한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성관계를 할 때는 옷을 벗는다”고 간단히 답변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을 의식한 듯 흑사병이 창궐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파격적 설정의 수녀 역할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비르지니 에피라는 “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기자실에선 이 영화의 개봉 후 바티칸의 반응이 궁금하단 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신성모독 논란과 함께 남성의 시선으로 성소수자 소재를 선정적으로 소비했단 혐의 또한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화 상영 동안 관객석에선 조롱 섞인 폭소와 야유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비평가들은 “역시 버호벤”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74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베네데타’를 비롯한 24편의 영화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을 이어 올해의 황금종려상 주인공이 되기 위해 경쟁 중이다.
프랑스 칸=신혜진 특파원 ich03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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