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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은 초기 시간싸움 중요, 검사·치료센터 확대 집중해야”
나백주 전 방역통제관 “느슨한 대응 아쉬워, 2천명 전 막을 수 있다”
2021-07-11 12:55:47 2021-07-11 12:55:4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진자수가 5일 연속 500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전국 확진자 수를 2000명 이전에 막으려면 초기 검사와 치료센터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 초기 서울시 방역통제관을 지낸 나백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11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작년 12월 3차 대유행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당시는 노년층이 많아 병상 확보랑 임시선별진료소로 대응했다면, 지금은 젊은 층이 많아 임시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존 자치구 선별진료소 26개에 별도로 임시선별진료소 26개를 12일까지 확대한다. 추가로 개소하면 총 51개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3차 유행기간은 최대 63개였다.
 
임시선별진료소 확대로 검사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일과 9일 각 7만건을 넘겼으며, 주말인 10일에도 4만8448건으로 기존의 평일 수준을 웃돌고 있다. 
 
서울시는 역학조사 인력 충원을 위해 중대본에 338명을 요청해 우선 12일 108명을 지원받는다. 의료인력 피로도를 덜기 위한 의료인력 지원, 냉방장비 지원, 대기줄 현황 앱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서울지역에서 무증상·경증 환자를 격리하는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가동률은 9일 기준 76.9%다.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은 180개 정도만이 남은 상태다. 서울시는 이번 주까지 최소 2000병상을 순차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나 교수는 “공공병원 병상도 같이 해야 하지만, 어쨋든 지금은 생활치료센터를 더 늘려야 한다”며 “선제검사를 많이 해 확진자를 빨리 찾아 더 전파하지 않고 빨리 격리하는 초기 시간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피로도를 줄이면서 검사건수를 늘리고 인력·시설 충원까지 해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 교수는 “지금 (전국 확진자를) 2000명도 예상하는데 제가 봤을 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만 부지런히 고생하면 그렇게까지는 안 가고 고비를 넘길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방역당국의 지난 대응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6월 말 들어 이상징후가 감지됐음에도 방심하다 뒤늦게 정책 결정이 이뤄지면서 혼란이 더 커졌다는 의견이다. 수도권의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들어 1을 넘나들었으며, 중대본에서도 6월15일 전국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 교수는 “당시 분위기가 백신을 맞으면서 선별검사나 역학조사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지지 않았나 아쉬움이 든다”며 “이미 재생산지수가 1을 넘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가볍게 넘기지 말고 더 예민하게 생각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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