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홍익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화재로 가게가 모두 불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가입했던 화재보험을 연장하지 않아 모든 부담을 떠앉게 됐다.
그동안 PC방, 노래방,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업소에서 일어난 대형사고가 많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발생 건수는 2012건으로 144억원의 재산피해와 286명이 죽거나 다쳤다.
다중이용업소는 구조적 특성상 밀폐되고 가연성 내장재로 화재가 발생하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9년 인천 호프집 화재 발생 때는 56명이 사망했고, 지난 2006년 7월 송파 고시원 화재로 8명, 지난해 11월 부산 실내 사격장 화재에는 일본인 10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사망했다.
◇ 다중이용업소..보험가입률 20% 수준
하지만 안전불감증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아 다중이용업소의 보험가입률이 20%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 배상책임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즉 화재시 제3자의 생명·신체나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배상토록 하자는 것.
지난달 29일 정수성 의원은 '화재배상책임보험제도 도입을 위한 다중이용업소 특별법개정' 공청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동안 피해자 구호와 배상 복구에 소요되는 비용은 대부분 지자체 등 국가가 부담해왔다.
현재 아파트나 백화점, 교육시설 등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인 특수 건물에 대해서만 화재보험가입이 의무화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의무보험 가입 대상을 늘리는 내용의 '화재로 인한 재해 보상과 보험 가입에 관한 법률(화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현재 금융위의 시행령 개정 등 후속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의무 가입 기준 놓고 고심
우선 의무 가입 기준이 문제다. 현재 업종별로 화재위험이 다르다고 판단해 의무가입 여부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열렸던 한 공청회에서 바닥 면적을 합해 2000㎡ 이상일 경우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되는 곳은 소규모인데 바닥 면적 2000㎡로 규정했을 때 화재발생 빈도가 높은 곳이 과연 얼마나 혜택을 받겠냐”는 반대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다중이용업소 중 면적 300㎡미만인 업소가 약 15만개로 전체의 84.8%에 달한다.
◇ 업계 부담 줄일 수 있어야
업계에서는 어려운 업계실정을 감안해 보험료 부담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병선 한국고시원중앙회장은 "보험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업계가 어려운 실정인 만큼 적정한 보험료 책정과 국가에서 세금감면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희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법에 따른 부담이 건물주에게 가는 만큼 부담 능력 문제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상에 대한 배려나 고려가 없다"며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다중이용업소를 운영하는 서민을 위해 보험 업계와 정부에서 해줄 수 있는 배려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동안 다중이용업소의 보험가입을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것도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재보험 의무 가입 대상 확대와 함께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해 보인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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