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비난 여론…쿠팡, 제2의 남양유업 될라
쿠팡 불매·회원 탈퇴 운동 이어져…전문가 "김범석 사과해야"
입력 : 2021-06-21 15:46:24 수정 : 2021-06-21 15:46:24
2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경기 이천시 덕펑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 쿠팡의 대응을 비판하며 일부 소비자들의 쿠팡 회원 탈퇴와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화재 직후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데다, 첫 사과가 사고 발생 32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와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김 창업자의 행보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쿠팡은 "김 창업자의 사임 일자는 지난 5월31일로, 사입등기가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시점에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화재가 일어나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쿠팡이 이 같은 발표를 하는 안일한 대응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진 노무사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후속 대응이나 일련의 보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체의 최고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창업자는 앞서 지난해 쿠팡 배송기사 과로사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뒤 같은 해 12월 국내 법인 대표 이사직을 내려놨다. 
 
쿠팡의 실질적 경영권을 갖고 있는 김 의장의 사과 대신 쿠팡은 사고 발생 32시간이 지나서야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김 의장은 쿠팡 물류센터와 외주업체 등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한 번도 직접 사과한 적이 없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이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9명에 달한다. 또, 지난해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보건 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같은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으며 작업복·작업화를 여럿이 돌려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화재 위험성을 지적해왔음에도 쿠팡 측의 안일할 태도가 사고로 이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위험이 높은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계속 지적해 왔던 부분”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물류센터의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쿠팡이 누적된 문제점을 인지하고 섬세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면서 "진정성 있는 김 창업자의 사과와 함께 외형에 걸맞은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이 더뎌지며 인근 주민들의 피해도 속출하자 쿠팡은 이날 주민피해지원 센터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앞서 1700명의 이천 직원에게는 급여를 정상 지급하고 단기직 근로자에게는 근무지 전환 배치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화재 진압 도중에 순직한 고 김동식 구조대장 유족을 지원하기로 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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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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