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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자, 실외 노마스크…전문가 "실효성 낮다"
방역 완화 기대감 줄까 우려…혈전 생성 불안감 해소가 먼저
접종자 구별에도 의문…"유행 상황·접종률 종합해 고려해야"
2021-05-27 11:23:32 2021-05-27 16:28:24
정부가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 마스크 착용 의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자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실효성이 낮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진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방역 조치를 일부 조정하는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지원 방안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완료자는 오는 7월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1차 접종만 해도 2주 뒤 예방효과가 90% 가까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한 백신 접종 장려책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활성화로 '노(NO) 마스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민들에게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만 심어줄 수 있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굳이 얘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며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만 줄 수도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활성화 지원책은 사후 인센티브 제공이 아니라 혈전 생성 등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들이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은 접종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아니라 혈전 생성에 대한 불안감"이라며 "전문가를 통해 백신 접종에 따른 위험보다 이득이 크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1차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성급하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1차 접종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마상혁 부회장은 "1차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효과가 보장된다면 2차 접종까지 할 필요가 없다"라며 "접종자 연령대, 접종 이후 주차별 예방효과 등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결과를 산출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차 접종으로도 예방효과가 있긴 하지만 2차 접종까지 완료하지 않으면 지속기간이 충분하기 어렵고 효과도 아주 높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사람마다 다르지만 1차 접종자에게만 활동 범위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일상생활에서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배지나 스티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접종 이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최원석 교수는 "배지나 스티커 등 일상생활에서 백신 접종자를 구별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모든 옷에 착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검문하는 방식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가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여러 데이터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수용도가 좋다"라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의 논의는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코로나19 발생, 백신 접종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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