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사 신계약 가운데 보장성보험은 줄고 저축성보험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정성 우려가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생보사 신계약 금액은 53조6770억원으로 전년 동월 54조9200억원 대비 2.26% 감소했다. 이 중 보장성보험은 46조5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1% 줄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무려 39.04% 증가한 7조1190억원 기록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도 증가했다. 2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7259억원으로 2.1% 증가했다. 판매 채널 중 최다 초회보험료를 달성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2511억원에서 2907억원으로 15.79%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4.90% 증가한 308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판매가 줄고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이 늘어나면서 저축성보험도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들의 단기간 실적을 올리기에 유리하다. 보험료를 한 번에 내는 일시납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험료 수익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저성장 기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대면 영업에 차질이 생기자 그동안 줄여왔던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저축성보험의 무리한 확대가 향후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23년 IFRS17 도입 시 저축성보험은 보험사들에게 부채로 인식된다. IFRS17은 보험사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한 보험사들의 경우 IFRS17 도입으로 자본건전성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에서도 저축성보험 판매는 여전히 보험사들의 위험 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5~7%의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과 달리 최근의 상품들은 금리 변동형으로 보험사들의 부담이 예전보다는 크지 않다"면서 "다만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기에 적절하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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