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제가 예정대로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당정이 양도세 중과 시점을 추가 유예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버티기로 일관했던 다주택자들이 양도세보다 부담이 적은 증여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국회와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유예·완화를 하지 않는 방향이 유력해지고 있다. 늘어나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에도 일부 다주택자들이 버티기로 일관했고, 이미 지난 1년간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게 당정의 판단으로 보고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을 다시금 강조한 상태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17일 방송 인터뷰에서 양도세 중과 완화와 관련해 "우리가 5월 말까지 기회를 드렸다. 그런데도 정부 시책을 안 믿고 버틴 분들, 이건 저희들로서는 국민들과 신뢰 원칙"이라고 전한 바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8일 "1년 안에 다주택자들 주택 매도를 유인하기 위해 유예했는데 효과가 없었다"며 "이것을 다시 유예한다고 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못 박았다.
20일 양도세 중과 유예·완화를 하지 않는 내용의 재산세 감면 개편안이 당정 간 확정될 경우 6월 1일부터 단기 및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대폭 올라갈 예정이다.
1년 미만 단기 보유자의 주택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로 조정된다.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하는 세율도 종전 기본세율(6~45%)에서 60%로 높아진다.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은 이보다 더 늘어난다. 현재 2주택자와 3주택자의 경우 기본 세율에 각각 10%포인트, 20%포인트를 더해 부과하지만, 앞으로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추가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집을 팔아 번 돈의 최대 75%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내달부터 부동산 시장 내 매물감소 현상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 부담이 큰 일부 다주택자들은 수익 실현 후 몸집을 줄였고, 이달 내 처분하지 못한 매물은 증여나 버티기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매물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날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물은 종전 4743건에서 4435건으로 6.5% 감소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용산구(-5.7%), 양천구(-4.4%), 중구(-3.9%), 서초구(-3.9%)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도 향후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달부터는 양도소득세 중과뿐 아니라 지난해 개정된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도 앞두고 있어 증여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자들은 이미 갈 길을 다 정했다"며 "결국은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의사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 입장에선 이미 현행 양도소득세도 충분히 높은 상황"이라며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양도소득세로 내는 세금보다는 적기 때문에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예정대로 내달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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