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지분 상속이 마무리됐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체재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가족간 화합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한숨 돌린 삼성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산업을 좌우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상속받았다. 나머지 절반은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대 1의 비율로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은 법정비율대로 상속됐다.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을, 자녀들이 9분의 2씩 받았다. 이외에 이 회장이 가진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지분도 홍라의 여사와 세 남매가 법정 비율대로 나눠 가졌다.
이렇듯 삼성 일가가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을 일단락 짓고 이재용 체재를 공고히 한 가운데 앞으로 남은 과제는 반도체 투자 결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미중간 패권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낸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압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에게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경쟁사 대만의 TSMC와 미국 인텔이 잇따라 미국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설비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호황일 수도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호황 이후 닥칠 공급과잉 사태를 염두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에 공장을 증설할 경우 중국의 보복 여지도 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사태를 통해 중국의 보복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했다. 삼성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언제나 그렇듯 얼마 지나지 않아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반도체는 우리 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4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도 17%를 점유하며 1위인 TSMC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결정은 곧 국내 경제를 떠 받치는 반도체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지를 판가름 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산업을 넘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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